중세시대 유럽의 일입니다만,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교황이 사제 임명권을 두고 서로 파문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카톨릭 교회의 힘이 막강해서 교황의 파문 선언 이후로 제국의 제후들이 더 이상 황제 취급도 안하려 들었고, 결국 황제는 교황의 별장이 있는 카노사로 향할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교황이 피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교황은 황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들어가버렸고, 황제는 맨발로 꽁꽁 언 땅바닥에 고행하듯 무릎꿇고 청원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때 교황의 측근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경에 돌아온 탕아의 이야기도 있고, 그리스도께선 일흔번씩 일곱번도 용서하라 하셨습니다]
결국 교황은 황제의 양보를 얻어내고 교황권에 절대복종한단 약속으로 특면,특별사면으로 파문을 취소했습니다. 이것이 <카노사의 굴욕>입니다.
그러나 사태는 반전되어, 다시 황제의 힘이 강성해지자 앙갚음으로 교황을 파면하고 교황측 추기경 주교는 전부 날라가게 됩니다. 실의에 빠진 교황은 뼈저리는 유언을 남깁니다.
["나는 정의를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했다. 그래서 이렇게 추방당해 죽게 되었다. (Ho amato la giustizia e ho odiato l'iniquità. perciò muoio in esilio.)"]
도태우의 급 사과도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카노사 굴욕이나 같습니다. 눈앞의 공천취소만 면하고는 국회의원 되기 무섭게 또 똑같은 망언을 반복할 것이 자명합니다.
홍시장님 말씀처럼 초장에 탈락시키는게 제일 좋았지만, 이미 되돌릴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역이 광주가 아닌 대구라 해도 두고두고 상대 후보에 먹잇감으로 전락할게 뻔합니다.
반성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