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 교동초등학교 앞.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끝나자 모여 있던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곳곳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대한민국이 이렇게 무너지나" "믿을 수 없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어떤 이는 태극기를 가슴에 껴안고 오열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헌법재판관 8명의 전원 일치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의 복귀를 희망하던 시민들은 "탄핵 기각" "탄핵 각하"를 외치며 안국역 일대를 가득 메웠지만 선고 결과가 전원일치 파면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침통해졌다.
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대부분 믿기지 않는 결말에 말을 잃었고 이후 "대통령님, 죄가 없다"며 울부짖는 중년 여성부터 눈시울을 붉힌 채 주저 앉는 청년들까지 표정마다 허탈과 슬픔이 드러났다.
이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 고등학생 김모군은 "집에서 생중계를 보고 있다가 화가 나서 나왔다"면서 "적어도 전원 일치 의견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 전 대통령측 변호인들의 표정이 좋아 보여서 기대하면서 봤는데 선고를 시작하고 '계엄은 정당하지 않다'는 헤드라인이 뉴스에 떳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말했다.
다만 "'파면한다'는 말을 들은 뒤에 막막하다는 심경이 들기는 했지만, 다가오는 조기 대선을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면서 "이제 더 열심히 집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30대 남성 김모씨는 "대통령이 돌아와야 민주주의가 산다고 생각해서 탄핵 기각을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나라가 거의 중국과 북한에게 넘어가기 직전인데 대통령이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면이라는 결과를 들었을 때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면서도 "다시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이 조금 더 깨어났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시각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도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소속 500여 명이 스크린으로 선고를 지켜봤다. 이들은 선고 직후 "이게 나라냐" "헌법이 죽은 것이다"고 외치기도 했다. 국민변호인단은 헌재의 기각 결정을 예상하며 '직무복귀 퍼레이드'를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선고 직후 교동초 앞에서는 태극기와 '탄핵 기각' 펫말을 든 시민들이 조용히 자리를 정리했다. 한 노인은 "우리는 이 나라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시민은 "이제 시작"이라며 주변에 모인 이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지만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감정이 격양된 한 남성이 헌재 방면을 차단한 경찰버스의 뒷유리를 곤봉을 휘둘러 파손하는 일이 발생했고 경찰은 해당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현장에서 곤봉을 압수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에서는 탄핵 찬성 시위대도 화면을 지켜봤다.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나눴다.
탄핵 찬성측 집회에 참석한 한 30대 남성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헌법을 무시하고 국회에 군인을 투입시킨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식적인 판결로 보인다"고 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4/04/20250404002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