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렵고 산불로 난리인데 … '제1당' 민주당은 광장에 천막당사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당사를 만들고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때까지 거리에서 싸우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경제 상황 악화, 산불로 인한 재난 사태 등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민주당이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간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천막당사 현판식을 열었다. 장외투쟁 거점을 광화문으로 삼고 모든 지도부 회의를 천막 당사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현판식이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윤석열의 불법적인 군사 쿠데타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광화문 일대에는 노숙하는 국민도 상당수 있다"며 "민주당도 천막당사라는 비정상적인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할 때까지 광화문 천막당사를 투쟁의 거점 삼아 국민과 함께 내란 종식을 위해 싸우겠다"며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즉각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 오늘 바로 선고 기일을 지정하고 내일 당장 선고를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장외에서 천막당사를 운영하는 건 12년 만이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2013년 국가정보원 개혁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 천막 당사를 운영했다.

12년 전 민주당이 천막 당사를 설치했을 때 원내대표를 맡았던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번 민주당의 광화문 천막 당사에 대해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산불 재난과 어려운 경제로 국민이 고통받고 어수선한 시기에 제1당이 대표의 방탄이 아무리 시급하더라도 장외로 몰려 나가는 것이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라며 "어버이 수령 방탄에 대한 지독한 병적 집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1 야당으로서 기본적인 전략도 없이 마구잡이 국회 권력의 횡포만 부리고 있다"며 "능력과 함양에 비해 비대해진 의석을 주체하지 못하는 정당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에게 기관총을 쥐여 준 듯한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천막당사 농성을 헌법재판소와 사법부를 향한 압박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를 이틀 앞두고 천막당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대표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지지층을 결집해 불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2심 판결을 앞두고 그야말로 광란의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광화문에 철 지난 천막당사를 만들고 윤 대통령 파면 선고 때까지 싸우겠다고 하는데 민주당 눈에는 국민과 나라는 보이지도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 안팎으로 난제가 쌓여있고 민생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만 골라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