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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정치에 골몰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주가 급락을 겪고 있는 테슬라에 회계 부정 의혹까지 불거졌다. 수 년간 일부 공매도 세력이 회사의 회계 처리에 의문을 표해왔으나 주요 금융매체가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4년 하반기 테슬라의 자본 지출과 그 돈이 사용된 자산 가치를 비교한 결과, 14억달러(약 2조원)가 사라진(gone astray)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회사는 금융 임대를 제외한 자산 및 장비 구매에 63억달러(약 9조원)를 지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차대조표에는 자산·설비 및 장비 지출 총액 증가가 49억달러(약 7조원)에 그쳤다.
14억달러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FT는 지난 5년간 테슬라의 회계 장부를 분석한 결과, 이 정도 규모의 불일치는 나타난 적이 없었다면서 14억달러는 엄청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이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회계 관련 의혹 제기는 머스크 CEO를 비난하던 투자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최근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 노릇을 하느라 테슬라 운영에 소홀하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초창기 투자자인 로스 거버는 "이 비즈니스는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왔다"면서 "테슬라에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고 머스크의 사임을 촉구했다.
한편 회계전문가들은 합리적 설명이 가능한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시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회계학 교수 루지 하일은 "재무제표에서는 유형자산과 이에 대한 감가상각 계정의 순변화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보고된 숫자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테슬라가 일부 유형자산을 매각했으나 자산의 장부가치는 공개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유형자산 총액과 감가상각 누계액을 공개하고 있다. 또 유형자산 매각이나 중요한 자산손상 처리와 관련한 공시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의견에 대한 재반박이 나오고 있다.
FT 역시 "심각한 회계 오류가 없는 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테슬라가 37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 보유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0억달러 규모의 신규 부채를 조달한 점도 회계 부정 의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SRH 베를린 응용과학대학의 야체크 웰츠 기업재무학 교수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 롱탑 파이낸셜 테크놀로지, 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 등 17개 회사의 회계 부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 초과 현금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자본 조달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웰츠 교수는 "부풀려진 영업 현금 흐름이 실제로는 신규 부채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캐시 카우'처럼 보이는 기업이 대규모 신규 자금 조달을 필요로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영업 현금 흐름 150억달러를 창출했다고 밝힌 테슬라가 사업에 투자한 110억달러를 제외하고도 풍부하게 남은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나서지 않은 점도 대기업에서는 드문 일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는 설명되지 않은 14억달러와 관련해 "머스크의 정치 외도로 테슬라의 내부 통제가 크게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테슬라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해 '정치 외도'를 시작한 이래로 테슬라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21/20250321001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