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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막말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누구나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가 테러를 선동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선거철만 되면 발언 수위를 높이던 이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극단적 언어를 써가며 분란을 조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칭하며 "지금 이 순간도 직무유기죄 현행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행은 지금 이 순간부터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겁박한 것이다.
여권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몸조심하라'는 협박성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일반 국민은 체포 집행 권한이 없음에도 이 대표가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상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선동 메시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개딸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체포하라고 선동하는 건가"라며 "몸조심하라니 조폭들에게 테러를 선동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본인 재판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가면을 벗고 섬뜩한 조폭의 정체를 감추지도 않는다"며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가 '몸조심'이란 표현을 쓴 것을 두고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권총 암살' 위협 제보를 받고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는 이 대표가 테러를 조장하는 발언을 내뱉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뒤따랐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할 때도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흉기 피습을 당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겪은 뒤 "폭력과 테러는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전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누구나 체포할 수 있다는 말은 온갖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자기 스스로를 겨눈 것 아니냐"며 "경찰 신변보호까지 받는 사람이 남에게 몸조심하라고 말할 처지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내다보고 있는 제1당 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의 막말 이력도 재소환된다. 그는 지난해 3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피습당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과학수사를 하고 난리뽕짝을 쳤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사건 당시 중학생 A군으로부터 돌로 후두부를 수십 차례 가격당한 후 "이러다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난리뽕짝' 발언은 "생명을 위협하는 테러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선거 때만 되면 이 대표의 발언은 더욱 거칠어졌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 기간 때 '2찍'(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를 비하하는 말), '윤석열 정부는 의붓아버지',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수위 높은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으나 전형적인 구태 정치의 표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대표의 이번 막말도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드러낸 조급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시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 판결처럼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오면 이 대표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심 판결이 (윤 대통령) 탄핵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조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할 경고를 하는 것을 보면 싸가지가 없다"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 대표의 발언이 강성 지지층을 대상으로 선동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정도로 말씀하신 건 아니었을 것"이라며 "헌재에서 (마은혁 후보자 미임명에 대한) 위헌 판정이 났는데 승복을 안 하고 있는 건 말이 안 되기에 최상목 권한대행도 헌법 수호 의지를 보여 달라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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