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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2인자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기 입원에 따른 사임설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17일(현지시각) 안사(ANSA)통신 등에 따르면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로마 제멜리병원에 입원 중인 교황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주였다고 언급한 뒤 "교황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공식 의료발표를 참고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전에 교황을 만났고 그 이후엔 기회가 없었다"며 "처음보다 나아진 것을 확인했지만, 이것은 단순한 외형적인 평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청의 운영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어렵지만, 교황에게 다양한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면서 교황이 여전히 교황청을 책임지고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장에 임명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의 정치·외교활동을 담당한다. 교황에 이은 교황청 권력 서열 2위로 통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각에서는 자진 사임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023년 2월 콩고민주공화국 방문 당시 "교황직은 죽을 때까지 하는 종신의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매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때마다 사임을 해야 한다면 6개월마다 교황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린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선출된 이후 직무를 계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느낄 경우에 대비해 미리 사임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고령에 한 달 넘게 병상에 있으면서 전임인 베네딕토 16세처럼 사임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한 때 위독했던 건강은 짧게나마 자가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날 저녁 언론공지에서 "교황의 산소공급량이 입원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며 "교황이 하루 중 일부 시간에는 산소치료 없이도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교황은 그동안 낮에는 비강 튜브를 통해 고유량 산소를 공급받고 야간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지속해서 산소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산소치료의 강도가 줄어들었고, 짧은 시간 동안 자가호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전날 공개된 교황의 사진에서 산소공급장치가 보이지 않았던 것도 당시 교황이 자가호흡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다만 사진에서 발견된 손의 부종은 팔다리 움직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교황청은 "교황이 제멜리병원 10층 경당에서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휠체어에 앉아 기도하는 모습"이라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교황이 지난달 14일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그동안 교황은 4차례 호흡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나아졌다.
다만 회복속도가 더뎌 언제 퇴원할지는 불확실하다.
교황청 측은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라며 "퇴원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보도했다.
교황은 전날 서면으로 발표한 주일 삼종기도 메시지를 통해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나처럼 현재 약한 상태에 있는 수많은 아픈 형제자매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몸은 약하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기도하고, 자신을 바치고, 서로를 위하고, 믿음으로 희망의 신호를 비추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8/20250318000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