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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국회의장 있었나" … 우원식, '중립 의무' 무시 이유는 대권 염두인가

뉴데일리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 논란으로 여의도 안팎이 연일 시끄럽다. 우 의장이 '좌편향 논란'이 있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며 대놓고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 의장이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사실상 야당에 유리하게 정국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여권의 원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의 '마 후보자 즉시 임명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일종의 강요이자 직권남용"이라며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키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사 미추천으로 법 제정 이후 8년째 공전 중인 북한인권재단을 거론하면서 "우 의장이 민주당 보고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나. 독촉한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장 3명을 임명하지 않아 2명으로 운영되는 데 대해서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이 기각됐다. 그래서 국회가 방통위원 5명 중 3명을 임명하게 돼 있는데 하지 않고 있다"며 "이건 헌법과 법률 위반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이런 우 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 의장은 임명 직후인 지난해 6월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 11개 상임위원회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제 배정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채 해병 순직 사건 특검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며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뿐만 아니라 '채 해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도 강행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이 특정 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특정 정당과 같은 입장을 제시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추경호 의원)며 크게 반발했다.

게다가 의장 주재로 열리는 국정협의회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상황이다. 국정협의회는 지난달 최 대행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가 열렸으나 현재는 여야만 참여하고 있다. 야당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최 대행을 배제하길 요구했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럴 때 의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냥 (야당 요구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의 이런 '마이웨이'는 사실 예견된 행보라는 시각이 크다. 우 의장은 지난해 5월 민주당의 의장 후보로 선출됐을 당시에도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중립은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국민의 권리를 향상시켜 나갈 때 그것이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중립보다는 민심을 따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심지어 우 의장은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노력해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원칙과 국회법에 따라 하나씩 매듭을 짓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이 170석을 장악한 거대 야당 구조에선 우 의장을 제재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상임위원장 강제 배정'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우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결의안은 9개월째 운영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한 상태다. 현재 운영위원장을 민주당의 박찬대 의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같은 해 7월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에게 중립 의무를 부여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이마저도 소관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현행 국회법상으론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지만(국회법 제20조) 명문화되진 않은 상태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러 국회를 겪었지만 이런 의장은 처음이다. 과거에는 여야 합의가 암묵적 원칙이었고 의장은 여야 합의를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며 "민주당이 29번 탄핵을 하기까지 있어 어떻게 우 의장의 책임이 없겠는가"라고 개탄했다.

그런가 하면 우 의장의 이러한 행보가 차기 대선과 무관치 않다는 견해도 뒤따른다.

한 여당 관계자는 "우 의장처럼 정치적 의견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의장은 역대 없었다"며 "우 의장은 자신이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낙마할 것에 대비해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3/20250313003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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