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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위 완성차업체 혼다가 미국의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을 멕시코가 아닌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혼다자동차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2028년 5월부터 연간 약 21만대의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혼다는 당초 멕시코 과나후아토 공장에서 2027년 11월부터 이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생산기지를 미국 현지로 전격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 시작 시점이 6개월 밀리게 됐다.
인디애나주 생산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나머지 필요물량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국가에서 들여올 계획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 발표에 자동차업계가 일제히 우려를 표했으나, 주요 완성차 업체가 구체적 조치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언급했다.
혼다 측은 시빅 생산 계획 변경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최적의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수요와 비즈니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시빅은 'CR-V'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혼다의 자동차 모델이다. 혼다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140만대의 자동차와 트럭을 판매했다. 이 중 시빅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해 24만대 이상을 차지한다.
혼다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약 40%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입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직격탄을 피하기 힘든 구조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아울러 "자동차 산업이 투자 계획과 복잡한 생산 라인이라는 특성상 단기적으로 생산 계획을 크게 변경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관세 조치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한 가운데,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가 필요하다면 해외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미국 내 기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불라 CEO는 3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TD 코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필요가 있다면 미국 내 기존 공장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미국에 제조 공장 10개와 물류 센터 2개를 갖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화이자, 일라이릴리,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지 않으면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04/202503040013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