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체포명단 메모 실물 갖고 왔다" … 작성 장소 '공터→사무실' 말 바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 실물을 갖고 왔다고 밝혔다. 메모를 갖고 진술이 계속 바뀌면서 여권으로부터 '카멜레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실물'을 가져와 자신의 뒷받침을 주장하기 위함인데, 재판 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메모 실물을 갖고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갖고 왔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4일 9차 변론기일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메모를 소지하지 않아 신빙성 논란이 일었다.

홍 전 차장은 "1차 출석 때와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도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기억나는 대로 잘 설명하고 나오겠다"고 덧붙였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이날 12·3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한 것과 관련 "적절한 시점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국정원 CCTV 확인 결과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 6분보다 8분 앞선 10시 58분 이미 본청 내부로 들어선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홍 전 차장은 이날 변론에서 체포 명단을 작성한 장소가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가 아닌 사무실이라고 정정했다.

그는 비상계엄 당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정치인 등 체포자 명단을 받아 적은 장소와 관련 "검찰 진술에서는 관저 앞 본관 공터라고 생각했다"며 "기억을 고증해보니 체포자 명단 불러주겠다고 한 것은 22시58분 상황이었고 그 이후에 명단을 받아적은 것은 23시06분 사무실에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