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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위급 회담을 하고 3주년을 앞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종식방안을 논의한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는 16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위해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이날 밤 사우디 방문길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미국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도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 최고위 당국자들이 며칠 내 사우디에서 러시아 측과 협상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조속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자신했으며 이와 관련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도 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왈츠 보좌관은 사우디에서 현재 중동 지역을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트코프 특사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와) 회동할 것"이라며 "정말로 좋은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왈츠 보좌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고, 앞으로 몇주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모두를 한자리에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국 CBS 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논의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기회가 오면 그 방법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해 "한 번의 (미·러 정상간) 전화통화로 이 복잡한 전쟁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을 시작할 유일한 지도자라는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고,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진행될 이번 협상은 최근 몇년간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처음 만나는 것으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에 즉각 착수하기로 합의한 것의 후속 조치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일단 배제된 우크라이나 측은 불안과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푸틴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아닌 우리가 더 중요해지길 바란다. 동맹의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는 러시아만큼 크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에 대해서는 "살인자", "테러리스트"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푸틴)는 살인자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선 안 된다. 단지 휴전에 대한 단어를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루비오 장관은 "내가 아는 것은 푸틴이 평화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그다음에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푸틴이 종전에 진정성이 있는지는 "몇주, 며칠 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측면에서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은 행동으로 검증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미국 정치에서 더 나은 협상가는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니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인지 금방 알아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 우크라이나 측이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된 것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는 것이고 양측이 이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라면서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진짜 협상에 도달하면 우크라이나가 개입해야 할 것이고, 유럽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위트코프 특사 역시 "내각의 많은 인사가 뮌헨안보회의에서 다양한 우크라이나 측 인사와 만났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두를 포용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미국의 서방 동맹인 유럽 역시 미국과 러시아간 진행되는 협상 속도전에 '패싱'당했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해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정상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초청받았다.
회의에서는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하려는 듯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유럽의 대응,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파병안을 포함한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왈츠 보좌관은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키스 켈로그 특사 등 (미국 고위 당국자) 모두가 이번 주(지난주) 유럽에 머물면서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지금 그들(유럽)은 협상이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분명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러 고위급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루비오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정상간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연락하기로 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이르면 이달 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도출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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