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드라이브가 기어이 자동차까지 덮칠 전망이다. 자동차가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품목 1위라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를 넘어 국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열고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오는 4월2일경 관련 소식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문 관세 도입을 사실상 확실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날짜 정보만 밝혀 구체적 사안은 불확실하다.
우선 4월2일이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 관세 시행 시점일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한 앞서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일제히 부과한 것처럼 일률 관세를 적용할 지, 이후 발표한 상호관세 계획처럼 무역 상대국별로 맞춤 관세를 도입할 지도 알 수 없다.
다만 4월2일경 발표되는 자동차 관세 관련 결정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문제 삼고 있으며 동맹국도 가리지 않고 보편관세를 매기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의 비중이 큰 한국은 더욱 긴장되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 전체 해외 수출액의 49%가 미국으로 향했다. 현대차·기아만 지난해 미국 시장에 101만 대를 수출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고, 규모 면에서는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 신차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366억달러(약 52조8000억원) 규모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한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매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 원, 2조4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수출량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2위, 금액으로는 맥시코와 일본에 이어 3위 대미 자동차 수출국이다.
반면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한 양은 4만7190대(21억달러, 약 3조원)에 불과하다. 자동차 부문만 놓고 봐도 미국의 무역적자가 약 50조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한국산 자동차에 상당히 높은 세율의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 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미 수출에서 관세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FTA 체결국에도 예외없는 관세 부과 의지를 거듭 천명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달러(약 102조원)로 나타났다.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약 50조원)다. 액수 기준으로 볼때 한국 자동차 수출의 절반 가량을 미국 시장이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의 체감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15/20250215000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