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쏘아 올린 ‘골드러시’ … 월가 은행들, 대서양 횡단 '금괴 수송 작전'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런던에서 뉴욕으로 금괴가 대거 공수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뉴욕 금값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차익을 노리고 금을 유럽에서 구해 비행기에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은행들은 금괴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과 런던에 본사를 둔 HSBC 은행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고, 다른 월가 은행들과 헤지펀드가 동참에 나선 상태다.

금괴를 뉴욕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영국인들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지하 금고에서 금괴를 인출하기 위해 몇 주 동안 기다려야 했다고 WSJ은 전했다.

월가 은행들이 '금괴 수송 작전'에 나선 이유는 런던 가격이 뉴욕 가격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뉴욕에서 금 선물 가격은 종가 기준 온스당 2909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11% 상승했다. 조만간 30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런던의 금 가격은 뉴욕보다 20달러 이상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비정상적인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잠재적 관세를 반영한다고 은행들은 설명했다.

WSJ은 "최근 몇 년 내 가장 큰 규모의 '금괴 대서양 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골드러시는 세계 무역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국제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