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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세대 갈라치기'는 오랜 병폐 … 연수원장 사퇴로 끝날까

뉴데일리

박구용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자진 사퇴했다. '우파를 지지하는 2030 세대를 향해 고립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사실이 뉴데일리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박 전 원장은 지난 대선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줄곧 탐내던 인물이다. 2022년 9월 이 대표가 처음으로 당대표로 올라선 후 첫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택받았다. 그랬기에 이번 발언의 파문은 적지 않은 후폭풍을 남겼다.

박 전 원장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택받은 당시 민주당은 전남대 철학과 교수인 그를 지명한 이유로 "이 대표가 지역 민심을 전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고 상징적인 인물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명 하루 만에 박 원장이 고사하며 이 대표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2년 후인 2024년 9월 그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으로 낙점했다. 당원 주권 정당을 표방한 이 대표는 교육연수원장 자리를 "당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보직"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박 교수가 이 대표에게는 절실했다.

사실상 '삼고초려'를 통해 취임한 박 전 원장은 줄곧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20대, 30대 남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는 발언은 여성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원 교육은 '이재명 찬양'이 중심이 됐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당원 교육에서 "이재명은 지금 세월호와 같은 운명에 처한 대한민국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모든 주권자의 마음"이라고 했다.

청년 비하 발언 논란까지 나왔다. 우파를 지지하는 20~30대 청년들을 어떻게 민주당으로 흡수할지 묻는 말에 박 전 원장은 "지금은 그들 스스로 말라비틀어지게 만들고 고립시켜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을 향해 "사유(思惟)는 없고 계산만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발언은 생각은 없는데 이익만 찾는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결국 박 전 원장은 이 발언으로 옷을 벗었다. 이 대표는 당직자들에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이 대표로서 어렵게 모신 인사를 '설화'로 잃어버린 격이 됐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의 사퇴로 민주당의 오랜 병폐가 고쳐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반대 진영을 지지하는 세대를 향한 비판을 꾸준히 해왔다. 박 전 원장의 생각과 민주당이 근본적으로 갖는 의식 자체가 달라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에서는 2030 세대가 교육을 잘못 받았다는 인식이 과거부터 팽배해 있었다. "왜 20대가 가장 보수적이냐, 거의 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그 아이들에게 적대감을 심어준 것"(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이라는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이재명의 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2030 세대를 겨냥하겠다며 새로 내걸 현수막을 공개했는데,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라는 문구가 담겼다. 청년을 '무능하고 이기적인 대상'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년뿐 아니라 '노인 비하'도 민주당이 안고 있는 폭탄이다. 민주당은 우파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노인층에 대해 민주당은 늘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왔다. 2023년 이 대표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혁신위원회의 수장인 김은경 전 위원장은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1대1 표결을 하냐"고 했다.

결국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세대에게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비판을 해 온 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 그 과거를 반복하는 운명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문제가 많은 인사를 당으로 끌어들여 곤욕을 치렀다. 민주당발 세대간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는 망언은 대를 이어가고 있다. 반복되는 운명의 덫은 산타야나의 격언대로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치의 섭리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12/20250212002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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