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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박 담요·컵라면으로 버티며 '인간 장벽' … "불법체포 맞서 자유민주 지키려 밤새웠다"

뉴데일리

"어제(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이 연장됐다는 소식을 듣고 피와 땀으로 지켜 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밤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며 매서운 한겨울 칼바람이 몰아친 8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철회를 요구하며 수일째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은 아스팔트 도로에서 올라오는 살을 에는 듯한 한기를 참아내며 철야 노숙 집회를 이어갔다.

관저 앞 도로를 가득메운 35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영하 5도를 넘나드는 한파 속에 은박 담요와 컵라면으로 몸을 녹이며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자신을 'MZ자유결사대' 대원이라고 밝힌 20대 여성은 "(윤 대통령)체포영장이 다시 나왔다는 말을 듣고 저녁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많이 추워하시는데 자원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분들을 돕기 위해서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손에는 경광봉이 들려 있었다.

용인에서 왔다는 대학생 이운찬(남·24)씨는 추위에 떨면서도 집회에 온 이상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불법 체포가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에 막기 위해 나왔다. 지금까지 야당의 횡포를 봤을 때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20대 남성의 집회 참여가 적다는 뉴스를 많이 봤을 것이다.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20대들이 집회에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았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대통령 경호처 등에 막혀 5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이에 대해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집행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한남동 인근에서는 공수처가 이날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공수처의 불법 영장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집회지 인근에 마련된 '난방 버스'에서 몸을 녹이던 50대 남성 김모 씨는 "저번에 체포영장 발부됐을 때 시민들이 막아서 집행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불법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 반대집회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참석했다. 윤 의원은 한남초등학교 정문에서 '이날 공수처가 체포 시도할 것 같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부터 체포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난방 버스 외에도 시민들의 몸을 녹이기 위한 장소가 마련돼 있었다. 한남초교에서 약 100m 거리에 있는 카페에는 새벽 6시 반 이른 시각에도 집회 참가자 약 20명이 몸을 녹이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카페 사장은 "라이트테라스라는 맘카페에서 어제(7일) 오후 11시부터 오늘 아침까지 카페를 대관했다"고 밝혔다.

7시 반무렵부터 동이 트기 시작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와 함께 2020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의 문구인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부정선거 멈춰라) '부정선거 아웃(OUT) 가짜 국회' '이재명 민주당 유엔 대북제재위반 체포하라' '탄핵반대 이재명 구속' '민주당 사기불법 탄핵 완전무효' '반란수괴 사법농단 이재명' '새해 소원은 이재명 체포' 등의 팻말을 든 채 하나둘씩 한남초교 언덕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미옥(52)·윤세정(23) 모녀는 "오늘 국회 본회의가 있어 의원들이 못 온다고 들었다"며 "의원들이 와서 막지 못하면 체포영장을 공수처가 오늘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 그래서 시민으로서 자발적으로 와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어젯밤까지 자리를 지키다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다시 나왔다고 했다.

한편 '체포영장 2차 집행'에서 공수처와 경찰이 인력과 장비를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서울경찰청 산하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 180여 명 중 30여 명, 기동대 2700여 명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대통령경호처는 관저 경비를 강화해 왔다.

이날 윤 대통령의 관저 입구와 외벽 등에는 지름 50∼60cm가량의 원형 철조망이 설치됐으며 관저 정문에는 대형 버스 7대로 차벽이 설치됐다. 경찰은 관저 상공에서는 헬기로 인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상에서는 경찰 특수 차량·특공대 장갑차로 드론과 철조망을 무력화하는 기능이 탑재된 차량도 곳곳에 배치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08/20250108001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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