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를 명명할 때 '무안'이라는 지명을 빼기로 했다. 지역혐오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과거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차별적 발언을 일삼던 것과 비교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3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보통 이런 사고가 나면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명을 쓰지 않도록 하는 지침이 있다"며 "항공사와 항공편명을 사고 명명할 때 쓰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많은 분의 지적대로 무안공항 사고가 아니라, 제주항공 추락사고로 명명해야 한다. 이제껏 비행기 사고는 회사명을 쓰고 사고의 성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명명을 해왔다"며 "명명 자체로 지역감정 유발 등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항공참사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김성회 의원은 전날 당 지지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제주, 무안 등 지명을 사용하지 않고 항공기라는 말도 쓰지 않고 '항공사고'로 통일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항공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를 통해 명칭을 항공참사대책위원회로 바꿨다.
민주당이 이번 참사를 명명할 때 지명을 빼기로 한 것은 과거 행적과 상반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 당시 정부는 각종 보도자료와 공문 등에서 '대구 코로나'로 명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홍익표 당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하나로 '대구·경북 지역 최대 봉쇄 정책'을 언급했다가 당 안팎에서 '지역 비하'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당 청년위 소속 인사는 "대구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지역이니 손절해도 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친민주당 인사인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도 이번 여객기 참사 대책위원회 명칭에서 '무안'을 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위'로 결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어떤 사고가 있더라도 지역 비하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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