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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른거리는 'TK 정당의 늪' … 환부작신 '천막당사 정신'이 절실하다

뉴데일리

국민의힘이 또다시 '영남 자민련'이 돼가고 있다.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전 조사보다 8%포인트 빠진 24%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앞선 지역은 전국에서 대구·경북밖에 없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만 민주당보다 우위였다. (※10~12일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가 '1호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을 수호하겠다는 충정은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탄핵소추와 내란죄 혐의 수사 결론을 100%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밭갈이'를 할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나마 구심점인 대통령을 수호하면서 원심력을 이겨내야 분당(分黨)을 막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우파 정당이 배운 가장 큰 교훈일 터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바로 '조기 대선'이다. 상황에 따라선 벚꽃 대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영남 자민련 신세로는 전국구 선거에서 중도·부동층 표심을 사로잡을 수 없다. 공당(公黨)을 '일극체제'로 변질시킨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자신이 애지중지한 인터넷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놨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이다.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강'인 이 대표도 이러한데, 열세와 수세를 극복해야 할 국민의힘은 당권을 쥐기 위한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

웰빙 정당, 현실 안주, 과거 세력. 보수·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에 덧씌워진 통념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하는 정국에서 숲을 보는 거시적 관점의 지혜가 절실하다. 과연 국민의힘이 그간 증대해 온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는 '국민통합 세력'이었는지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국가 발전의 새 비전을 안겨주는 '미래 세력'이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대한민국을 부민강국으로 이끄는 '선진화 세력'으로 제구실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0.73%포인트 차로 간신히 집권하고도 과거 세력과 현실에 안주하며 웰빙 정당으로 군림해 오지 않았는지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바라고 정치를 하지 않았는지 자문자답해야 한다. 집권당으로서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되,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지혜를 주도적으로 구사했다면 부동·중도층에는 희망을 주는 미래 세력, 나의 삶을 개선해 줄 선진화 세력으로 각인됐을 것이다.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국민의힘이 '치열함과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총선 백서 제작 과정이 그랬고, 대통령이 위기에 놓였을 때 계파 싸움에 더 열을 올렸다. 민생은 거대 야당 때문에 챙기지 못했다고 변명만 늘어놓았다.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만 잘되면 됐지'라는 안일함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시간은 국민의힘 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 상황을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지적할 '레드팀' 구성이 필요하다. 지도부는 레드팀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할 자세는 옵션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비상대책위원장도 신선한 인물 또는 정치력이 뛰어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구악(舊惡)으론 혁신이 불가능하기에 그렇다.

대한민국은 정치 시스템상 양당 체제가 현실이다. 날개 한쪽이 꺾이면 정치는 무너진다. 집권당으로서 책임감으로 무장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위기를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새것으로 바꿈)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생존할 수 있다. 배우자와 자식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우파 정당은 과거 환부작신의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승리한 역사가 있다. 총선을 불과 23일 남겨둔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박근혜를 대표로 선출했다. 박 대표는 취임 다음 날 서울 여의도 한 공터에 마련된 천막당사로 이동했다. 그 후 84일간 기존 당사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결의로 '탄핵 역풍'에 직면한 상태였다. 천막당사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였다. 이러한 노력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호소는 큰 울림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빈사의 위기에 있던 한나라당은 50석을 밑돌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121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의 원로 정치인은 "당시 당 현판을 떼어 천막으로 옮겨버리는 극약처방은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리는 소장파가 주도했다"며 "국민의힘이 장기적으로 집권해 나가기 위해선 소장파를 우대하고 신인 정치인을 키우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사즉생의 각오가 없다면 민주당이 스스로 꼬꾸라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2/18/20241218003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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