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자동차 보조금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롤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은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이 팀은 이미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선거 승리 후 여러 차례 회의했으며 일부 회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상당한 시간을 보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서 이뤄졌다.
미국의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인 테슬라 측은 정권인수팀에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7월 테슬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 테슬라의 판매가 약간 피해 볼 수 있지만,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라면서 폐지가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도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IRA를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 사기)'이라고 자주 비판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EV mandate)"를 끝내겠다고 거듭 공약했다.
특히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와 같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확대 정책을 '전기차 구매 강요 명령'이라고 비판해 왔다. 다만 어떤 정책을 없앨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재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억만장자 펀드매니저인 스콧 베센트 역시 IRA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10일 미국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을 통해 "비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IRA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며 "정부가 아닌 민간 자본 배분이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권인수팀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더 큰 세제개혁법안의 일부로 담을 경우 공화당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임기 초반에 종료될 예정인 세금감면을 연장하는 데 필요한 수조달러를 확보하려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해 비용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되면 이미 전기차 판매세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전기차와 배터리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지급요건이 까다로워져 현재는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이 많지 않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전기차를 제외하면 수혜 모델이 없다.
다만 현대차와 SK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계는 앞으로 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해왔기 때문에 보조금이 폐지되면 사업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나마 보조금 혜택을 누려온 상업용 전기차 판매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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