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탈 쓴 민노총의 경찰관 폭행 … 불법적 정치활동에 해체론까지 등장

노동자 권익 보호 단체인 민주노총이 특정 정치 세력 편에서 이권을 위한 정치 투쟁을 연일 이어가면서 '정치집단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불법 집회에 대해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관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예삿일이 됐고, 노동권을 탄압하고 노동자를 괴롭히는 악덕 기업주가 아닌 특정 정치 세력을 향해 칼날을 들이대는 실정이다. 급기야 정체성마저 의심 받는 지경에 이르러 '민주노총 해체론'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민노총의 정치 행위를 두고 특정 정치 집단과 뜻을 함께하는 반정부 단체로 낙인 찍힐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 넘은 불법 행위…경찰 "조직적으로 기획"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서 발생한 민노총의 경찰관 집단 폭행 사태가 확대일로다. 집회에 참가한 민노총 회원들은 불법행위를 막던 경찰관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10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경찰은 105명 가운데 3명은 골절상 또는 인대 파열 등의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집회에서 파손된 폴리스 라인만 50개에 육박한다고도 전했다. 지난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 당시 민노총이 주최한 민중 총궐기 당시 경찰관 129명이 다친 이후로 최근 10년 간 가장 큰 규모의 물리적 충돌이었다.

발단은 민노총 측의 무단 도로 점거였다. 민노총은 사전 신고 범위를 넘어 세종대로 양방향 전 차로를 점거한 후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들과 폴리스 라인을 밀치고 경찰차 유리를 손으로 치며 위협했다.

경찰은 이런 불법행위가 민노총 지도부에 의해 사전 기획된 것으로 보고 위원장 등 지도부 7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당시 다른 곳에서 사전 집회를 마치고 온 참여자들이 본집회로 합류하면서 사전 신고된 세종대로 5개 차로 외 2개 차로를 추가로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민노총 집행부가 조직적으로 진두지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당시 조대원 민노총 조직쟁의국장은 연단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폴리스 라인을)힘차게 밀어내도록 하겠다", "동지들 앞으로 가라"며 불법 도로 점거를 부추겼다.

◆도 넘은 불법 행위…경찰 "조직적으로 기획"

논란이 일자 민노총은 "경찰이 폭력을 유발했다"며 책임을 정부 당국에 떠넘기고 있다.

민노총 측은 "경찰이 애초 참가 예상 인원 대비 협소한 공간을 허가했다"며 "경찰이 집회 장소로 이동하거나 앉아 있던 조합원을 강제로 밀어붙이면서 충돌을 유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에 명시된 집회시위의 자유를 악용해 공권력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적반하장격 태도다.

민노총의 이같은 불법집회는 비단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9월 민노총이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도 일부 참가자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연막탄을 사용한 퍼포먼스를 하다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연행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폭력을 휘두른 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칼을 빼들었고, 여권에서도 '불법집회 엄단 필요성'을 공론화하며 맞불을 놨다. 법조계는 민노총의 노동조합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해체론'까지 내놓았다.

앞서 서정욱 변호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민노총은 윤 대통령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더 떨어뜨리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민노총의 정권 퇴진 운동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의 목적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노조는 노동자 권익을 대변한다는 본질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며 "민노총처럼 노조가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법조계 "집시법 오남용 엄벌해야"…'민노총 노조 자격 박탈' 촉구

민노총의 도를 넘어선 정치 활동과 과격 행위가 지속되자 정치권은 물론이고 법조계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불법집회에 대한 일관적이고 객관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앞서 당정은 지난해 '경찰이 불법행위를 하는 시위대를 규정과 절차에 따라 통제할 경우 직권남용 등으로 형사 처벌 받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법안 마련을 논의했으나 유야무야됐다.

이와 관련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집시법은 평화 시위를 보장하기 위한 법인데 이를 오남용해 법의 테두리 밖에서 행사한다면 당연히 엄벌해야 한다"며 "집회 중에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노총이 정치 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노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대두된 상태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존재하고 활동해야 한다"며 "결사단체가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활동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마'목에 해당해 노동조합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노총은 그 실제 목적과 활동이 반국가적, 반헌법적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된 활동이 불법적인 정치 활동이므로 더 이상 노동조합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하등의 가치나 이유도 인정될 수 없다"며 "반국가 반헌법 간첩숙주 정치 집단 민노총은 자진 해산하고 정부는 민노총이 더 이상 노동조합이 아님을 확인하고 더 이상 법적 보호를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12일 지난 주말 집회에서 폭력을 휘둘렀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경찰은 당일 집회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한 조합원 가운데 6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이 중 2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또 다른 2명에 대해서는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