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美 대선, 우리도 핵을 가지자" … 與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군불'

국민의힘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군불 지피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기회 삼아 자체 핵무장, 최소 핵 잠재력만큼은 확보해야 한다는 여론이 당내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오후 유용원 의원이 주최한 '미국 신행정부의 한반도 핵 정책 전망과 한미동맹의 새로운 과제' 주제의 토론회에서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그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농축 재처리 기술을 우리가 확보하는 문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결국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세계 질서와 변화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 대선 이후 예측이 어려워진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그 기회 속에서 얻을 것을 얻어내고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유 의원도 "핵 잠재력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긴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오히려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겠다. 또 앞당겨야 한다"라며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선회하면 우리나라가 최소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출구전략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우리나라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농축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에 원활한 공급이 어려워진 저농축 우라늄의 새로운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산업·경제 협력 차원에서 접근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차제에 자체 핵무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성 장군 출신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회 축사를 통해 "(한미동맹의) 새로운 전기가 지금 왔다"며 "또 한 번 도약할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마지막 목표를 정해놓고 가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고는 이 우주 전체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가느냐가 문제지 최종적으로 (자체 핵무장으로) 가야 한다"며 "이것을 트럼프 정부와도 우리가 '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위권적 자체 핵무장 촉구결의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비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유지와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자위권적 핵무장 촉구결의안'을 대표 발의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권적 차원의 독자적인 핵무장을 대외에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