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틀 연속 KBS 사장 후보 청문회 강행 … 與 "野 과방위원장의 폭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박장범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표결 전에 퇴장했다.

과방위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회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이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의결을 강행하자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를 맡은 최형두 의원은 "과방위가 인공지능(AI) 기본법, 단통법 폐지안, 디지털포용법 등 주요 법안을 정기 국회 안에 의결해야 하는데 상임위 전체가 이틀간 인사청문회에 붙어있다는 것은 시간 배분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KBS 사장이 적임자인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건 여당도 동의한다"면서도 "지금 이렇게 결정하는 과정 자체는 사실 기존 상임위에선 있지 않던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위법한 공영방송 이사회 체제에서 추천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괴감을 갖게 하는 문제"라며 "검증을 철저히 하려면 양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과거 국회처럼 인사청문회를 어차피 하루 버티면 되는 그런 거쳐 가는 의식 정도로 생각하는 관행은 뿌리 뽑아야 한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회의 시작 6분 전에 의사일정 안건을 바꾸는 법이 어디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인사청문회 의사일정은 엊저녁까지만 하더라도 상임위 위원 전원에게 19일 하루 실시하는 것으로 통보됐다"며 "그런데 돌연 (오늘) 9시 54분쯤 상임위원장이 과방위 행정실에 KBS 사장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진행할 것을 지시해 58분쯤 변경된 의사일정 안건 자료가 다시 배부됐다"고 지적했다.

전날 저녁까지 인사청문회 일정을 오는 19일로 조율했는데, 회의 시작 직전 위원장의 지시로 청문회 일정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런 상임위원회는 없었다"며 "민주당 과방위원장의 폭주는 반드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KBS 사장 인사청문회 의사일정과 관련 합의는커녕 협의를 요청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