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 생중계 될까 … "공익성 감안할 때 중계 가능성 높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운명이 걸린 두 건의 재판 선고가 이달 잇따라 열리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법원에 재판 생중계를 요청하고 나서 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4일 이 대표 재판 생중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검찰의 증거 조작 의혹을 재판 생중계로 맞서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이번 달 2건의 재판에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법원은 오는 15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열흘 뒤인 25일에는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대표는 현재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2건의 1심 결론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의 정치 운명도 재판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단 한 건의 재판에서라도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을 경우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法, '李 재판 생중계 요청서' 받았다

국민의힘은 법원에 '피고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형사사건 TV 생중계 방송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공공의 이익 차원에서도 반드시 TV 생중계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 4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중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징역 2년을,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해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위증교사 사건 등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 간 피선거권을 박탈 당한다. 의원직을 잃는 것은 물론 대선 출마 길도 막히는 셈이다.

법원은 앞서 생중계 된 재판 사례에 비춰볼 때 이 대표의 두 재판 1심 선고가 실시간으로 중계할 만큼 공공의 이익이 큰 지에 대해 판단할 전망이다.

대법원 규칙 2751호에 따르면 재판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피고인의 동의하지 않아도 생중계를 할 수 있다.

이는 2017년 7월 대법원(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개정한 것으로 하급심 재판도 생중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피고인 등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재판장이 판단할 경우 판결 선고 촬영, 녹화, 중계방송 등의 행위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재판 생중계, '공공 이익' 여부에 따라 결정

대법원 규칙 개정 이후 재판이 생중계 된 사례는 모두 4건이다. 전직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지른 범죄에 따른 선고와 이 대표의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였다.

법원은 2018년 언론이 요청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 재판과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생중계를 허가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국민적 관심'을 이유로 강행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018년 4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던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같은 해 7월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및 공천개입 혐의 1심 역시 생중계를 허용하고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선고 공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또 법원은 서울중앙지법은 같은 해 10월 '다스' 300억 원대 자금 횡령 등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대통령의 1심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의 생중계 결정에 반발해 불출석했다.

법원은 지난 2020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사건 대법원 상고심 선고 생중계도 허가했다. 이 재판 선고를 향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한 것이다.

대법원은 당시 생중계를 통해 이 대표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시장 지위를 남용해 친형을 강제 입원시킨 후 2018년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이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대표의 발언을 '공표'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 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점과 공익성을 감안할 때 법원이 일부 재판에 대해서라도 공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국민 대부분이 아는 공인인데다 공당의 대표이자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만큼 이 대표를 둘러싼 범죄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국민들이 알아야 할 중대 사안으로 볼 수 있다"며 "법원이 기존 사례를 검토한 뒤 공익성 여부를 따져 곧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