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본 지역을 방문해 '정부가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긴장을 격화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도발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린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북한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 당산리마을회관을 찾아 '북한 대남방송 소음 피해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주민 여러분이 7월부터 석 달간 잠도 못 주무시고 노이로제에 가축들 사산까지 한다고 하니까 정신적으로, 재산상으로 너무 큰 피해를 입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은 정치와 국정이 우리 국민, 주민이 더 안전하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치와 국정이 잘못되다 보니까 결국 여러분이 직접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긴장을 격화하고 서로 공격 행위를 감행해서 우리가 서로 피해를 입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한미 안보동맹까지 있기에 힘은 압도적으로 우리가 우위인 것이 분명히 맞다"며 "힘이 강한 사람은 그 힘을 절제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불필요하게 그럴 필요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북한도 자제해야 한다. 우리도 힘이 센 형이 힘없는 동생에게 '네가 한 대 때리니까 내가 한 대 때린다' 뭐 이런 정신 좋다"면서도 "진짜 강한,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은 그러지 않는다. 참을 것도 좀 참고, 다독거려서 우리 집 식구들 다치지 않게, 지나가다 괜히 돌 맞지 않게 하는 게 진짜 평화고 안보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주민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 당국의 결단"이라며 "남측 민간단체들이 정부의 묵인 아래 대북전단을 날렸고, 북한은 대응 차원에서 오물풍선, 남측은 다시 대북방송 재개로 대응했고 북한이 대남방송을 재개했다. 이걸 되돌려야 한다. 상대가 되돌릴 때까지 따라하면 누가 중단하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음에도 먼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긴장을 유발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안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가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날 북한 접경지를 방문하기 전 함동참모본부는 "군은 오늘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포착했다"며 "고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안보 상황이 엄중함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은 북한 파병을 기회로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 한다고 선동하고 고문 기술 전수를 하러 가느냐는 등의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망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종북 성향은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천안함을 침몰한 게 북한 어뢰라는 사실이 국제조사단에 의해 입증됐을 때도 민주당은 온갖 꼬투리를 잡아가며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왜 전 세계 최악의 독재 국가인 북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건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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