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보수 진영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을 가졌다.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지지 확보를 위한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나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어서 어르신들 말씀이 많이 필요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어르신들이나 원로들이 나서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총재의 멘토로 활동하는 등 보수 진영의 책사로 꼽힌다.
윤 전 장관은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며 "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대표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적 역량을 다 모아도 쉽게 지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은데 지금 이렇게 대통령이 국민 신뢰도가 낮으니 국정 최고책임자가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뭐니 뭐니해도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여의도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제일 답답한 게 정치인들이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고 만나야 한다"며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제가 보기에는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한다. 감정적 적대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보수 진영 인사를 연이어 만나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 현실화를 앞둔 이 대표가 중도 확장을 통해 비판 여론을 희석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이상돈 전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만났다.
이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도중 막말을 한 친명(친이재명)계 김우영 민주당 의원에게 엄중히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대표는 의원단 전체에 더욱더 언행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또한 '막말 리스크'를 관리함으로써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그래 인마", "이 자식아", "법관 출신 주제에" 등의 막말을 내뱉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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