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유린한 민주당의 상설특검 … '이재명 방탄 갑옷'부터 벗어야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에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박탈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법안이 아닌 국회 규칙에 대한 개정안이라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목적으로 '의회 독재'에 나섰다고 규탄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날 운영개선소위원회를 열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일방적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개정안에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당의 추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 7명(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협 회장, 1·2 교섭단체 각각 2명 추천 인사)으로 이뤄지는 후보추천위 구성에서 여당 추천 몫 2명을 배제하고 야당이 국회 몫 4명을 독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진보당 1명씩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위를 마친 뒤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이 소속한 정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해당 개정안을 오는 31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뒤 다음 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김 여사의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제출했다. 상설특검은 이미 제정된 법안에 따라 꾸려지기에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설특검과 별개로 세 번째 '김건희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다. 여기에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추진하면서 마구잡이식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야당이 특검 후보 추천권을 독점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는 특검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도 2014년 상설특검법에 대한 후보 추천 관련 규칙을 만들 때 "법은 항상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며 '여야 동수 추천 원칙'을 주장했다.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입맛대로 구성한 특검이 상시화되면 국회가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대화된 권력을 무기로 정부·여당을 공격하겠다는 건데, 민주당이 그토록 주창해 온 검찰개혁의 명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민주당은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등에만 적용되는 동행명령장 발부 범위를 청문회에도 적용하는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수사기관의 강제 연행을 비난하며 인권을 부르짖던 민주당이 이제는 자신들이 정적을 마구잡이로 잡아 와 취조하고 심판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규칙 개정안 처리에 "다수의 위력을 앞세워 초법적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 본색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입만 열면 검찰 독재를 주장하지만 정작 본인들이야말로 국회를 이재명 대표 방탄과 권력 장악의 도구로 악용하는 의회 독재로 나아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파국과 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음 달 15일과 25일 각각 예정된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이 다음 달 15일 하루 전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특검법'을 통과시키려는 것은 재판을 앞두고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