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김한곤 단장 인터뷰
“상용 원전 대비 1천 배 향상된 안전성” 일부서 제기하는 안전성 우려 불식
“대구시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에 대한 이해도 깊고, 준비도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SMR은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대구포럼’에 참석한 김한곤 혁신형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이 “대구시가 선제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SMR 시정 방향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해와 비전에 많이 공감을 했습니다”고 평가했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2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혁신형 i-SMR 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2028년까지 SMR 시장에서 안전성·경제성·유연성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혁신형 SMR의 핵심기술 개발 및 표준설계인가의 취득을 완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한곤 사업단장은 “대한민국은 1997년부터 SMR 개발을 시작해,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취득한 100㎿e급 원자로 스마트(SMART)를 개발했다”며 “이후 원전 안전과 관련한 세계적 트렌드인 완전 피동안전계통으로 업그레이드한 SMR 설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22년부터 i-SMR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4개의 SMR 건설 계획을 반영할 계획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은 지난 20일 KBS1 일요진단에 출연해 “SMR 4개 건설 계획이 연말에 발표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2038년까지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최대 3기와 SMR 1기(4개 모듈) 신설을 포함한 15개년 법정계획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연내 확정을 위해 막바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김 단장은 “전 세계는 첫 번째 SMR을 성공적으로 상업화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11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36년까지 첫 번째 i-SMR의 준공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i-SMR은 스마트 일체형 원자로 개념이다. 기기의 모듈화 등 이미 개발 완료된 기술과 함께 철제 격납용기, 완전 피동안전계통, 모듈식 원자로, 원자로용기 내 제어봉구동장치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2028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하고, 2030년대 중반 첫 호기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기초연구 수준이지만 국내 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i-SMR은 전기생산 뿐 아니라 한 모듈에서 발생하는 증기열의 10%를 활용해 산업체에 공정열을 공급할 경우 천연가스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65%까지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비용절감을 통한 산업경쟁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SMR의 안전성 우려에 대해 김 단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종합적으로 상용 원전 대비 1천 배 향상된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MR은 원자로용기 안에 원자로냉각재계통의 모든 기기를 설치하고 배관을 제거해 대형냉각제 배관의 파손에 의한 냉각재상실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또 사고 시 원자로의 안전한 냉각상태를 유지하는 피동안전계통은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자연 순환 방식으로 작동돼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전력 차단 시에도 별도의 운전원 개입 없이 원자로의 안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고 대구경북신공항 일대 첨단산업단지 내 ‘680㎿ 규모 SMR’ 사업화를 추진키로 했다. 대구시는 한수원 등과 함께 2026년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의 관련 절차 시행에 맞춰 2028년 표준설계 인가 및 착공, 2030년대에 상업 발전 개시를 목표로 한다. 대구시가 SMR 도입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한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만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SMR 건설이 포함되면 향후 한수원이 최우선적으로 대구시에 SMR 건립 타당성 조사를 거칠 예정이다.
김 단장은 이 같은 대구시의 SMR 도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요건을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단장은 “원자력시설은 특성상 부지의 적합성이 확인돼야 하고, 주민수용성이 보장돼야 한다. 전제요건이 충족된다면 실현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시기와 방법은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MR에 특화된 규제체계가 빠르게 확립돼야 기술개발과 후속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적기에 세계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구시의 SMR 도입 결정은 장기적이고, 정책적 측면에서 타당하다. 이미 전 세계는 탄소 중립, 인공지능(AI)시대 준비 등에서 SMR을 주요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 할 것인가는 대구시 내부 뿐만 아니라 여러 이해 당사자들과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단장은 국내 원자력 기술과 관련해 전문가이다.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 석·박사로 1997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선임/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1997년부터 재직하면서 APR1400의 안전계통 개발 등에 참여했다. 이후 원전설계 핵심코드 개발을 위한 과제의 총괄책임자로 활동했다. 이밖에도 APR1400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 유럽 사업자요건 인증 프로젝트를 총 관리해 최종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 원자로 개발, 설계 및 인허가 ‘통’으로 불린다. 책임연구원 이후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소장, 원장을 지냈고, 2023년 1월 혁신형SMR기술개발산업단장에 부임했다.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단장 “홍준표 대구시장의 SMR 이해 높아, 비전 공감” - 대구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