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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南 드라마 시청 땐 10년 교화소" … 韓 문화 유입 두려워 철퇴 휘두르는 北

뉴데일리

"김정은 정권 이후 외부 정보를 봤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자료를 공유할 수도 없었다. 2013년 단속 시범기에 걸리면 완전 인생이 끝날 수도 있었다."

2024년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한 탈북민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의 사상 통제 실태에 대해 이같이 증언했다.

최근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이른바 'K-컬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런 한류(韓流)를 죄악으로 규정하고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외부 정보 차단 및 처벌을 위한 법률을 제·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반(反)인권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北 외부 정보 이용자 공개 처형 비율, 20년 새 70% 이하에서 90.9%로 급증

비영리 민간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발간한 '2024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통신 및 정보 이용의 제한과 침해 사건'으로 분류된 사건은 총 258건이다. 그러나 정보 검열 등으로 인해 파생된 생명권,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의 침해 사건까지 포함하면 총 1948건으로 늘어난다.

특히 외부 정보 이용 적발로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권이 침해당한 사건 중 76.2%가 북한 당국에 의해 불법 구금을 당했다. 이는 외부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발각됐을 경우 10명 중 약 8명은 강제 구금당했다는 것을 뜻한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외부 정보 이용 사건 중 8.7%에 해당하는 170건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는데 이중 무려 72.9%가 '공개 처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공개 처형 사건을 시기 별로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이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외부 정보 이용으로 인한 공개 처형 비율은 2000년대까지 70% 이하 수준이었으나, 2010년대 85.5%, 2020년대 90.9%로 급증했다. 이는 북한이 공개 처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체제 유지를 위한 외부 정보 단속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법 구금이 이뤄지는 장소의 변화도 북한의 처벌 수위 강화를 증명한다. 2000년대 이후 비교적 경범죄를 다루는 단련대 구금 비율은 낮아지고, 보위부와 안전부의 조사 및 구류 시설, 교화소 구금 비율은 점차 증가했다.

◆"남한 드라마 시청 적발 시 10년 이상 교화소에 갇힌다"

북한이 자행하는 반인권적 폭력은 증언과 사례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 탈북민은 통일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황해남도의 한 광선에서 공개 처형을 보았다"며 "처형장에서 재판관으로 추측되는 이가 '괴뢰 놈들의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보다가 체포됐다'고 읊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남한의 일반적인 연속극은 좀 경하게 보지만, 이것도 10년 이상 교화소에 간다"고 밝혔다.

또 지난 1월 BBC는 "북한 평양 소재 중학생 두 명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퍼뜨린 죄'로 12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며 "북한 경찰은 수백 명의 학생이 모인 야외극장에서 이들에게 수갑을 채웠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북한은 주민들에게 처형 장면을 강제 참관토록 해 충격을 받고 불면증, 실어증에 시달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탄압에도 외부 정보 접하기 위한 노력 이어져 … "낮은 수준이지만 정치적 저항 일상화"

북한이 한국을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필사적으로 차단하려는 것은 체제 유지를 위한 내부 통제 목적으로 분석된다.

자유와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북한 주민들이 접하게 되면 북한의 강압적 통치와는 상이한 사회적 가치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북한은 외부 문화를 '자본주의적 타락'으로 규정하고, 가혹한 처벌과 규제를 통해 체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CPBC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문화나 영향력이 지금 북한에 많은 영향력을 주는 걸로 보고되고 있다"며 "'위대한 김정은 조선'을 만들려면 그것을 끊어내야 하기에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가혹한 탄압에도 북한 주민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감수하며 계속해 외부 정보를 접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순희 북한인권정보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적극적 차원의 정치적 저항과 반정부 투쟁을 하기 어려운 북한 상황에서 금지된 행위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소극적이고 낮은 수준일지라도 정치적 저항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北, 악법 쏟아내는 '법에 의한 지배' 멈춰야 … "국제사회 공동 대응 필요"

2020년대에 이르러 사상적 자유와 정보 이용에 대한 북한의 탄압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2021년 청년교양보장법에 이어 2023년에는 '남한의 말투'까지 차단하기 위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해 법률적 작업을 마쳤다.

이는 명목상 법치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북한의 악랄한 사법 시스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법률로 규정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이른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지향하는 북한 정권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런 북한의 악법 제정을 통한 인권 탄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NKDB는 백서에서 "북한의 외부 정보접근권에 대한 단속과 검열, 처벌을 규정한 법률의 폐지를 유엔 보편적정례검토(UPR)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에 이러한 법률의 폐지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외부 정보로 인한 인권 침해 피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하고, 정부 기관의 외부 정보 관련 처벌 사례를 국내외 기관과 공유해 정보 접근권이 지켜지도록 북한 당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16/20241016003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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