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11월5일)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과 인지능력 논란 등으로 대통령선거 후보에서 하차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잦은 말실수와 횡설수설 등으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고 집중 분석했다.
지난 수년간에 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비교한 결과 78세가 된 그의 연설은 더 어둡고, 거칠고, 길고, 화가 나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더 세속적이면서 과거에 대한 집착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폭스뉴스에서 같은 달 10일 진행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과 관련, 진행자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그들은 내가 한 말은 정정했는데, 내 생각에 9번에서 11번은 그런 것 같다. 그러자 관람객은 완전히 흥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토론은 관람객 없이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일 자신에 대한 비밀경호국(SS)의 경호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것은 실질적으로 나를 죽이려 하는 북한 대통령(the president of North Korea)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문맥상 '이란'을 잘못 언급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고 있다.
또한 영화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을 '입술의 침묵(Silence of the Lip)이라고 부르고, 2005년 사망한 조니 카슨을 찾는가 하면 1929년 대서양 단독 비행에 성공한 뒤 파리에 착륙한 찰스 린드버그와 관련, 유세 현장에서 "그가 뉴욕에 착륙했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AK-47 자동소총을 'MK-47'로, 샬러츠빌을 '샬러츠타운', 미니애폴리스를 '미니애나폴리스' 등으로 잘못 부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시간과 스타일 변화도 노화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NYT는 자체 컴퓨터 분석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균 연설시간은 2016년 45분에서 현재는 82분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보다 현재 '항상, '전혀' 등과 같이 절대적인 의미의 단어 사용이 13% 정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노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긍정적인 단어보다 부정적인 단어를 32%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인지 변화를 보여주는 다른 지표라고 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욕설의 사용량도 2016년에 비해 69% 늘었다. 전문가들이 탈(脫) 억제(disinhibition)로 부르는 것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늘어나는 추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정도 이전보다 줄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6~9월 모두 72번의 집회를 개최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같은 기간 24회만 유세 일정을 가졌다고 악시오스가 지난달 보도했다.
NYT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들어 이날까지 61회 유세를 했으나, 2016년에는 모두 283차례 개최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권의 누구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스태미나를 갖고 있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똑똑한 리더"라고 반박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16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가 '트럼프의 건강과 나이가 대통령직 수행을 상당히 제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82)이 고령 논란의 재점화로 후보직을 사퇴하는 계기가 됐던 6월 말 토론 당시의 조사(27%)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 및 인지력을 우려하는 유권자 비율은 대체로 30% 안팎을 유지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0살가량 어린 해리스 부통령(59)이 등판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할 때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령 리스크를 피해 갔으나, 해리스 부통령으로 경쟁 상대가 바뀌면서 고령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거브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나이에 대해 우려하는 유권자는 7%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이었던 사라 매튜스는 그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가장 세련된 연설가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 그의 연설은 전보다 더 앞뒤가 맞지 않고 횡설수설하는 경향이 더 심해졌으며 혼란스러운 순간들이 눈에 띄게 꽤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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