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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전후 핵 위협·고강도 도발 가능성 … 한미동맹 느슨 땐 '미치광이 수준' 더 세질 것

뉴데일리

북한이 미국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북한의 최대 숙원인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정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의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함으로써 '7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로서 기술·정치적으로 얻을 것이 크지 않은 7차 핵실험보단 주한미군 기지를 겨냥해 단거리탄도미사일 사거리를 과시하는 등 미국을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北, 7차 핵실험 임박 분위기 연출 … 감행 시 얻을 군사·기술적 성과 적어

22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기술적 필요성과 정치적 파급력을 놓고 치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핵실험 강행 시점을 결정해 왔다. 그 시점은 주로 미국 내 정치상황이 충분히 안정되기 전인 '미 대선 전후'였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더욱 손쉽게 북한 비핵화 협상을 '군축 협상'으로 전환하고, 국제사회의 공인된 핵보유국으로서 제재 해제를 끌어내려는 심산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2017년 9월 6차 핵실험과 달리, 7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군사·기술적으로 얻을 것이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이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국방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을 밝힌 후 3년간 전술핵, 고체 연료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 핵탄두, 무인기,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극초음속미사일, 군사정찰위성, 핵잠수함 등 '9대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급속히 진행해 왔다.

핵무기 소형화와 경량화, 무인기·극초음속미사일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고, 나머지 7대 분야는 실전 배치 직전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따라서 최근 북한이 HEU 농축시설·원심분리기 공개를 택한 것은 7차 핵실험을 대체하는 카드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치 7차 핵실험을 감행해 '새로운 핵 무력'을 선보일 것으로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대외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핵실험 시 中·러 입지 약화 … 대북 제재 강화론·韓 핵무장론 힘 받아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정치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민의 73~77%가 지지하는 한국 '자체 핵무장론',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릅쓰고 반대해 온 '대북 제재 강화론'이 힘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과 동맹조약을 복원하고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해 온 러시아의 유엔 내 입지를 약화하고,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반대할 명분을 상실하게 만든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수평적 핵확산을 저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간 대북 제재 위반을 감시해 온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반대표'로 형해화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이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북한이 원치 않는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에 유리한 지형이 형성될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의 지원이 절실한데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 강화되고 유엔에서의 입지가 약화되면 우크라이나 지원 체계에 문제 발생하기에 핵실험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풍계리 상태는 비 피해로 도로와 철로 유실, 지반 약화에 9월 추가 비 피해 가능성 등으로 겨울이 돼야 지반이 안정화되기 때문에 그때야 실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여부를 결정할 최대 변수는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쩍 이상 기류를 보여온 중국과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과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 정책에 직면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해 온 북한·러시아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미일 협력과 대중 압박 강화를 원치 않는 중국에 북한의 핵실험은 '설상가상'이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로부터 버림받을 가능성이 큰 북한에도 핵실험은 큰 도박이 되는 셈이다.

◆北, 미사일 사거리 과시하며 주한미군 위협↑ … 美 간접 위협

이러한 현실에서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대남(對南) 핵 위협 등으로 좁혀진다. 대남 안보 불안을 자극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더 큰 목적은 그간 '인계철선' 역할을 해온 주한미군을 간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다.

최근 사례로는 북한이 지난 18일 시험 발사한 4.5t급 초대형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포-11다-4.5'를 꼽을 수 있다. 북한은 평안남도 개천에서 발사한 이 미사일이 320㎞를 비행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발사 원점인 개천에서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 기지까지의 거리다.

지난 12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600mm 초대형 방사포(KN-25)는 360여 ㎞를 비행했다. 360㎞ 사정권에는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한국 공군의 청주 기지, 주한미군 공군과 함께 사용하는 군산기지 등이 들어간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남한 지역을 타격함으로써 미국을 움직이는 것이 북한의 오랜 기본 전략이다. 한미가 한반도에 있어 안보적 이해를 같이하기에 북한은 한국을 인질로 잡으면 미국도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기에 미국으로부터의 보복은 좀 완화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즉강끝 속 국지도발은 급감 … 사이버 테러 등 복합 도발 택할 듯북한의 또 다른 선택지는 국지전보다는 '회색지대'와 '군사적 복합 도발'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신 국방백서(2022)에 따르면 북한은 1950년대부터 2022년 말까지 총 1119회의 '대남 국지도발’을 벌였는데, 이 중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국지도발은 많아야 1건에 그쳤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기조를 고려하면 북한은 위성정보시스템(GPS) 교란·DDOS 공격·해킹과 같은 사이버 테러, 쓰레기 풍선 테러, 탄도미사일 발사를 혼합한 '복합 도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다음 달 7일 국회 본회의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해 현행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효화하고, 서해 NLL 이남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정한 새 해상 국경선을 선포하는 '개정헌법'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북한은 서해 NLL 남쪽에 해당하는 서해 해상경계선(1999년)과 경비계선(2007년)을 주장하며 계속 서해 NLL을 부정해 왔다.

이와 관련, 익명의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한 해상 경계선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NLL 일대에서 남북이 교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며 "북한은 최근 NLL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도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와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과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벌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의 현 대북 태세로 볼 때 국지도발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으므로 당분간 북한은 남북 간 무력 충돌의 직접적인 빌미가 될 만한 도발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비핵화'→'北 비핵화'로 용어 변경해야

향후 있을 수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비하려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비핵화에 대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한미일 3국은 북한 비핵화를 놓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30여 년간 북핵 협상의 본질인 '북한 비핵화'를 회피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했던 전술핵을 1991년에 철수했는데도 북한이 여전히 한미 연합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공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출범 초기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혼용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철수된 후 한국에 핵무기가 없으므로 '한반도 비핵화는 곧 북한 비핵화'라는 궤변을 펼쳤다. 정의용 당시 외교부 장관은 2021년 5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핵우산 문제는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라며 "'한반도 비핵화'하고는 상관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트럼프 측근들, 트럼프 1기와 마찬가지로 '비핵화' 용어 이해 부족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몰이해는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8년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김정은이 채택한 이 성명에는 '북한 비핵화'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두루뭉술 담겼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김정은이 재확인했다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그의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은 북한이 2016년 7월 발표한 ▲한국 내 미군기지의 핵무기 공개 ▲한국 내 모든 핵기지 철폐 및 검증 ▲미국 '핵 타격 수단'의 한반도 전개 금지 보장 ▲북한에 대한 핵 위협 중단 및 핵 불사용 확약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의 5대 조건'이었을 뿐이다.

유력 대선후보인 트럼프 측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차이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난 7월 방한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북한 비핵화로 바꿔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했다.

◆"北과 동상이몽 속 수백 건 합의 … 해석 다른 이행 불가 합의로 국민 속여"

이에 대해 북핵 협상에 정통한 외교·안보 소식통은 "비핵화에 대한 개념 정리를 명확하게 하고 협상에 대비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게 되면 협상이 무용지물이 된다. 협상 대상이 너무나 모호해져 협상할 게 없어진다"며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 제공 여부를 놓고 협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향후 북한 입장을 고려한 동상이몽의 남북 합의 체결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 협상에서 주한미군의 핵무기 배치와 반입, 전개도 비핵화의 대상이 돼야 핵을 포기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치·사용을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명시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주한미군 철수라고 해석한다. 매번 북한 입장을 많이 고려해 동상이몽 속에 수백 건의 남북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해석이 다르니 이행이 안 됐다. 국민을 속이는 회담과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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