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처음으로 만찬을 가졌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윤 대통령 부부, 이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작년 8월 대통령 부친인 고(故) 윤기중 교수 빈소 조문 이후 두 번째이며, 공식 만찬은 이번이 최초다.
이 전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 도착하자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직접 영접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이 전 대통령은 "아이고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서 김건희 여사와도 악수하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고, 김건희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도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원전 수출 및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을 포함한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문을 언급하며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크게 공감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경험도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신뢰와 우정으로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된 회고담을 말했다.
또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스토리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을 마친 후, 윤 대통령 부부는 함께 이 전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습니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테이블에 올랐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선정했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그리고 디저트로는 과일이 제공됐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부부의 연세를 고려해 소화가 잘되고,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을 직접 섬세하게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편안하게 환담을 나눌 수 있는 노타이 정장으로 만났다. 김윤옥 여사가 최근 발가락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윤 대통령 부부가 듣고 사전에 관저 내 동선을 세심하게 챙겼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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