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히게 생겨 힘들고, 탄핵 현안 쌓였다" … 이재명, '검은 속내' 드러냈다

"법정에 갇히게 생겼다." "대통령 탄핵 현안이 쌓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속내'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대법원 판결 직전 윤 대통령의 탄핵을 원하는 이 후보의 본심이 은연중 드러났다는 것이다.

31일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것 같다"며 "대통령 탄핵에 대해 언급 자체를 거의 하지 않던 분인데 이 정도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이미 윤 대통령의 탄핵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JTBC 주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3차 토론회에서 '최대 시련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험하게 어려운 환경에서 살다 보니까 제 개인적으로 겪는 시련도 참 많았고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는데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며 "과거에 독재 정권들은 정치적 상대방을 감옥에 보내거나 심지어 죽였는데 그게 여의찮을 때는 가택 연금도 했다. 지금 제가 법정에 갇히게 생겼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골자로 하는 개헌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통령) 탄핵 관련 온갖 현안이 쌓였고, 민생 현안도 많다"며 회의적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사실상 내년을 윤 대통령 탄핵 적기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받는 재판 결과와 대권 가도가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현재 7개 사건에 위증교사, 배임 등 11개 혐의로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이 후보를 옥죄는 것은 '공직선거법 재판'이다. 10월 1심 선고가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내후년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27년 3월로 예정된 대선보다 일정이 빠르다.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 대법원 판결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게 되면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의원직도 상실하게 되고,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받은 보조금 434억 원도 반납해야 한다.

나머지 재판도 2026년쯤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재판에서는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사건과 위증교사 혐의, 대북 송금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 3개 재판을 모두 피해 가야 이 후보의 대선 도전이 가능한 것이다.

다음 대선까지 2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사법리스크'를 짊어진 이 후보에게는 시간이 촉박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국회가 의결하고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까지 석 달이 걸렸다. 내년 연말 또는 2026년 초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대권을 꿈꾸는 이 후보가 재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뜻이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한 전직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는 호랑이 등을 탄 상태인데 지금 내리면 잡아먹힌다"면서 "이미 진보 진영에서는 '2025년 탄핵'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여론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윤 대통령 탄핵 청원이 100만 명을 돌파했고, 민주당은 이를 이용해 '탄핵 청문회'를 두 차례나 진행했다.

장외 여론전도 진행했다. 매개체는 '해병순직특검법'이다. 지난 5월 서울역에서 열린 장외집회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정의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야권이 총출동했다.

당시 당대표 신분이던 이 후보는 연설에 나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경고를 무시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이들을 항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집회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해병순직사건은) 탄핵당한 박근혜 정권을 뛰어넘는 최악의 국정농단"이라며 "특검법을 수용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또다시 거부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