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후니'는 국민의힘판 개딸? … 韓 팬덤에 몸살 앓는 친윤

'한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에 빗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팬덤 '위드후니'를 칭하는 은어다. 최근 여권에서는 '위드후니'의 조직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한딸'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페이스북은 이날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한 대표 팬덤 '위드후니'로 추정되는 이들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 의장이 친윤계인 만큼 한 대표의 지도부 장악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 거칠게 사퇴 촉구에 나섰다. 정 의장 페이스북으로 달려가 "왜 당심을 무시하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업고 버티나", "실력도 없어 보이던데 사퇴하심이" 등의 댓글로 사퇴를 종용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임기 타령 말라", "구태스러운 친윤", "점잖게 사퇴하라", "비상대책위원회가 끝났는데 버티는 이유가 뭔가"라며 사퇴를 압박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지자들의 행태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개딸'과 다를 바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한 대표를 향한 애정과 지지에 국한됐던 이들의 움직임이 이제는 당 지도부 '인선'에까지 입김이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더는 민주당의 '개딸 전체주의'를 비판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주장이 나오는 게 당연한데 자신들이 지지하는 인물과 다른 주장을 하거나 거스를 경우 역적이나 배신자 취급을 한다"며 "건강하지 않은 정당이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 '뉴스쇼'에서 "이른바 요즘 '한딸'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그분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지금까지 우리 보수우파나 우리 당 지지자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조금 다르다"며 "20년 넘은 우리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도 이런 일은 정말 굉장히 생소하다"고 말했다.

'개딸'이 이 전 대표의 홍위병을 자처하듯 '위드후니'도 한 대표 지키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 대표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서 한동훈님을 도와야 한다"며 "당 내부와 야당과 싸워야 하는 한동훈 대표님을 우리가 지켜드려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한동훈 특검 반대 청원에 동참해 달라"며 "반대 청원 꼭 해주시고 지인들께도 카톡이나 메시지 등으로 협조 부탁해달라"고 전했다.

이들이 집단 행동을 촉구한 '반대 청원'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아닌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시 비위 의혹과 자녀 논문 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및 여론조작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한동훈특검법'에 반대 의견을 게재해 달라는 주문이다.

이에 해당 법안 의견에는 지난 24일 부터 4000여 개에 달하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위드후니'에도 '한동훈 특검 반대 청원을 완료했다'는 인증 게시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팬덤정치를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볼 이유는 없지만 국민의힘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잘 대처하지 않고 당이 팬덤의 입김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이재명의 민주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