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포장지 용공유포사건이라고 아세요?

“뽀빠이 라면땅이라고 들어봤어?”
“라면땅? 우리 땐 ‘뿌셔뿌셔’지.”
“아빠 어렸을 땐 뽀빠이 라면땅이라고 있었어. 봉지에 그려진 뽀빠이가 간첩을 상징한다는 소문이 돌더니 결국 뽀빠이 그림이 바뀌었어. 40년은 더 된 일인데 아직도 저러네. 웃긴다 진짜.”
“헐”

구글링하니 1970년대 초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의 공통 기억이었다. 혹시나 해서 삼양식품에 확인해보니 사실이었다. ‘뽀빠이 간첩설’은 삼양식품 사사(社史)에 〈‘뽀빠이’ 포장지 용공유포사건의 전말〉이라고 실릴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사사에 따르면 소문의 시작은 뽀빠이가 폭발적 인기를 끌던 1973년 3월. 사사는 “당시 미 해군 수병복을 입고 있는 뽀빠이의 머플러 색깔이 붉은색이었고 포장 디자인에 별이 들어 있었으며 뽀빠이의 팔뚝에 그려진 닻이 낫과 망치 같다고 해서, 이를 왜곡해 ‘빨갱이’(용공분자)가 만들어 내는 과자라는 허무맹랑한 낭설이 일부 지방에 유포됐다”라고 기록했다.

소문이 확산하자 삼양식품은 포장지 디자인을 바꾸고 해명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신문에 게재한 해명문에서 미국 영화 〈뽀빠이〉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해당 영화가 국내 지상파에서 최근까지 방영한 점을 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비자층이 어린이인 만큼 각 소년지에도 해명 광고가 실렸다.

전중윤 당시 삼양식품 회장은 이듬해 신년사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격언이 없었던들 참고 넘기기에 퍽 어려웠던 일”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https://www.vop.co.kr/A00001583154.html

2024년 지금도 정신없는 사람들이 참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