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휴대전화도 없고 지문마저 닳아
"우리집 쓰레기장 옆" 말 듣고 주변 탐문
"우리 집은 쓰레기장 옆이여."
치매를 앓아 자신의 집을 찾지 못한 102세 할머니가 한 이 말 한마디를 단서로 할머니의 집을 찾아 준 새내기 경찰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26일 오전 11시30분쯤 전남 목포 이로파출소 소속 조은성 순경은 택시기사로부터 "손님인 할머니가 집을 모르신다"며 모셔온 치매 할머니 A씨를 인계받았다. 당시 A씨는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은 채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전남 목포 이로파출소 소속 조은성 순경[사진출처=목포경찰서 제공]
조 순경은 A씨의 지문 조회를 하려 했지만 지문이 닳아 있어 확인이 불가능했다. 더구나 A씨는 신분증과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은 데다 집 주소는 물론 가족사항이나 인적 사항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조 순경은 포기하지 않고 할머니와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얻은 유일한 단서는 "우리 집은 쓰레기장 옆"이라는 말이었다. 조 순경은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약 40분 동안 지역 내 아파트 단지를 탐문하며 '쓰레기장'을 찾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 아파트 쓰레기장을 발견하자 A씨가 "우리 집"이라고 말해 그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조 순경은 A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다음 A씨의 손을 잡아 부축해 집 문 앞까지 배웅했다. 이에 A씨는 조 순경에게 허리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조 순경은 A씨 집안에 적혀 있던 A씨 아들 휴대전화 번호를 보고 연락해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치매 노인 배회감지기 등 치매 환자의 실종 발생 예방 제도를 안내했다. A씨의 가족들도 조 순경에게 "어머니를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 순경은 경찰 출신인 할아버지를 따라 경찰이 된 지 이제 9개월째인 새내기 경찰관이다. 그는 "집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생각이 났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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