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에게 "힘을 합치자"며 국민의힘 입당을 제안했다.
이상민 의원 역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휩쓸리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안철수 의원과 이상민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약 30분간 회동했다. 카이스트(KAIST) 교수 출신인 안 의원은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 유성구 국회의원인 이 의원과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로 지도부 공백 사태가 발생한 국민의힘에서 안 의원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려는 행보다.
안철수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상민 의원에게) 여러 가지 고민이 많겠지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적당한 시기에 함께 힘을 합치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드렸다"며 "결심은 이 의원의 몫이지만,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힘을 모아나가는 게 어떤 일을 이룰 수 있지 않겠냐. 특히 공적인 일일 때 더 큰 힘을 발휘하고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적당한 시기'가 이 의원이 제3지대에 있다가 합당하는 것인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을 뜻하는지에 대해선 "당연히 제가 지금 소속된 정당(국민의힘)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다만 현재 우리 당 대표가 없는 상황이다. 어느 정도 당 내부가 정리되면 얘기를 나눠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재명 대표의 개딸 등 강성 지지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김민석 의원이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이낙연 전 대표 등을 향해 '사쿠라 노선'이라고 발언하는 등 총선이 다가올수록 개딸을 등에 업은 친명계의 비명계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상민 의원은 "현재 기본적인 상식·통합의 정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상대를 보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영에 놓여있는 강성 지지자들의 얘기만 받아 상대를 '무찔러야 할 적', '쓰러트려야 할 적', '악마'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 그런 무리는 정치해선 안 된다"며 "그런분들이 지금 한국 정치 전면에, 무대 위에 있다 보니 온통 싸움판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전 7곳 중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한동안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 영입에 공을 들였으나, 김기현 전 대표 사퇴 등 당내 혼란 수습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역할론을 부각하기 이 의원과 회동한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제가 전에 있던 당을 좀 더 바로 세우고 민심에 부합하도록 만들고자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며 "(민주당이) 사당화, 소위 개딸당이 돼서 민주주의 정당이라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도저히 개선할 수 없다는 제 나름의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나가서 진정한 공당에서 제 역할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여러가지 제 앞에 놓인 선택의 카드 중에서 국민의힘도 있지만, 밖에서 보면 상당히 (당이) 어지러운 상황이라 안철수 의원께 의논하고자 만났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은 "개딸 때문에 우리나라 정당이 어려움에 처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같은 마음"이라며 "우리가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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