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회담은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2개월만으로, 올해에만 7번째다.
윤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G20 정상회의 이후에 두 달 만에 후미오 총리님을 다시 뵙게 돼 반갑다"며 "올해 총리님과 벌써 7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신뢰를 공고하게 하고, 한일 관계 흐름을 아주 긍정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정상을 비롯한 각계 각급에서 교류가 활성화되고 정부 간 협의체가 복원돼서 양국 간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며 "상반기 안보정책협의회, 경제안보대화에 이어서 지난달 외교차관전략대화까지 재개되면서 지난 3월 방일 시 합의한 모든 정부 간 협의체가 이제 100%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고위경제협의회 개최를 포함해 각 분야에서 양국이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후미오 총리님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번 인도에서 회담을 가진 지 불과 두 달 만인 오늘, 올해 들어 7번째 회담을 갖게 됐다"며 "그 사이에도 중동 정세를 비롯해 세계 정세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에서의 자국민 출국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이뤄진 것은 굉장히 마음 든든한 일"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그간 윤 대통령과 함께 정치, 안전보장,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양국 간 협력을 추진해 왔다"며 "이 걸음을 더욱 전진시키기를 희망한다. 이와 동시에 세계가 역사적 전환점에 놓인 가운데 전 세계를 분열과 갈등이 아닌 협조로 이끌어나겠다는 강한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점에서도 일본과 한국은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서민정 아태국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무라이 관방 장관, 아키바 국가안전보장국장, 시마다 총리비서관, 오쓰루 총리비서관, 후나코시 외무심의관, 나마즈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사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장까지 도보로 이동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숙소 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을 한 뒤 이동을 위해 차량에 탑승했지만, 20여분이 지나도록 차량은 움직이지 못했다.
이에 현지 경찰관과 동행한 총리 경호원들이 대화를 나눈 끝에 기시다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에 배석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일제히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약 7분간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호텔까지 이동했다.
결국 회담은 18분 늦게 시작됐고, 기시다 총리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걸어왔다"며 윤 대통령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함께 도보로 이동한 동행자 중 한 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동 때문에 차량 통행이 막힌 것 같은데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7일 스탠퍼드대에서도 좌담회 형식으로 만나 '한일 및 한미일 첨단기술 협력'을 주제로 대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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