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인천시가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사업(이하 직결사업)'에 전격 합의했다. 이로써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남권까지 환승없이 갈 수 있는 노선이 생기게 됐다. 개통은 차량제작 기간 등을 감안하면 2027년쯤 가능할 전망이다.
17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나 '교통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의 일환으로 직결사업에 합의했다. 두 시장이 합의한 내용은 직결사업의 운영비와 시설비다.
이 사업은 1999년부터 국토부와 서울시가 추진해왔다. 궤도 연결공사는 끝마쳐 전기·신호설치를 거쳐 열차만 투입하면 됐지만, 서울시와 인천시가 운영비, 시설비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24년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에 인천시가 시설비 일부를 부담하기로 하면서 걸림돌이 해소된 양상이다. 운영비는 서울시가 전액 부담하고, 시설비의 절반(120억원)은 인천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직결사업 합의로 영종·청라·계양 등 인천 서북부 시민들의 교통불편이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는 8%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기존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운행을 마치던 급행열차는 인천공항까지 연장 운행한다. 이로써 승객들은 환승 없이 인천공항에서 서울까지 이동할 수 있다.
유 시장은 업무협약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년 넘은 시민들의 숙원 사업을 해결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부터) 직결사업은 계속 논의해왔지만 사업비 쟁점 등으로 타결하지 못했다"면서도 "인천시민과 서울시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니 풀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협약으로 사업에 가속도를 붙여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유 시장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기후동행카드 정책을 발표하자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했던 행보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유 시장은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기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사전에 함께 논의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게 이상적"이라면서도 "수도권은 공동생활권인만큼 좋은 점이 많은 정책이어서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역버스 이용자들 불편부터 해소하고 구체적인 시기 및 방법은 실무협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내년 1월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월 6만5000원'짜리 무제한 대중교통 카드다.
전날 3자 회담에서는 '통합 서울' 관련해 이견 좁히지 못해
지난 1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 시장과 유 시장, 김동연 경기지사가 3자 회동'을 통해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동은 큰 수확 없이 1시간 만에 끝나며 17일 서울-인천 회담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세 사람의 공식 회동은 지난 7월 '수도권 공동 생활권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 이후 4개월 만이다.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현격한 입장차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메가시티는 서울의 '연담화 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데, 김 지사는 불가능한 논의 제기라는 인식이 있어 출발점 자체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2월 말이나 1월 초 (김 지사와) 또 만나기로 했다"며 "메가시티 논의를 이어가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의견 차이만 나눴다"며 이날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 위원회'가 발의한 김포·서울 통합 특별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서울 확장은 지방 분권과 국토 균형 발전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선거를 앞둔 정치적 쇼로,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숙성된 논의를 가진 후 주민들 의견을 여쭙는 것이 순서이고 도리"라며 반박 의견을 냈다.
앞서 통합 서울을 두고 선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유 시장은 "현실적으로 총선 앞에 처리하기에 무리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행정 체계 개편에 대해 옳다 그르다고 한 적은 없다"며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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