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박(친 박근혜)로 불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에는 '희생'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17일 오전 당의 원로 자격으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제일 중요한 것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해야 되는 것"이라며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천권을 국민한테 돌려주는 것이다. 모든 문제가 거기서 나오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당이 이렇게 약해지고 어려움을 겪고 당이 분열되고 보수가 분열되는 모든 원인은 잘못된 공천"이라며 "이길 수 있는 선거를 공천 잘못해서 선거에 지고 이런 일을 우리가 4년마다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혁신위원회는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할 수 있는, 정착시킬 수 있는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서, 혁신위가 당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해야한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친윤계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향은 아주 잘 잡고 있는데 왜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지 고민"이라며 "지난 5년간 나라를 너무 망쳐놓은 것을 임기 5년,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2~3년뿐이라 짧은 시간에 바로잡겠다는 급한 마음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국민들에게 오만하게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과 권력이 국민에게 져주는 모습을 보여야하고 여당은 야당에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대통령과 권력자 주변에 그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몸을 던져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발언은 그간 친윤 인사들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라고 칭하며 희생을 요구했던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주장과 결을 같이한다.
다만 '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 친윤 불출마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출마라는 말을 해선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작 원조 친박으로 불렸던 김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20대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김 전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당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이 사태는 현재까지도 '옥새 파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게다가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도 가장 앞장 섰던 인물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2019년 라디오 방송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김무성 전 대표가 주도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당시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탄핵에) 20표가 필요하다. 그래서 안전하게 40표를 달라'고 했더니 (김 전 대표가) '형님, 40표가 됐다'고 해서 (탄핵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에 김무성 전 대표는 "탄핵은 헌법 가치를 지키고 헌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면서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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