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서구 참패 수습에 부심… 확대되는 '김기현 험지 출마론'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참패 수습을 위한 쇄신안 수위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총선 체제로 조기 전환 등이 거론되지만, 당 일각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수도권 출마선언 등의 상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대표는 13일로 예정됐던 긴급최고위원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윤재옥 원내대표와 선출·지명직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 의장 등 지도부 인사들과 개별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 인사들은 국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김 대표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한 최고위원은 13일 통화에서 "당 내부에서 우려와 걱정이 큰 상황"이라면서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당대표께 명확하고 강력한 쇄신안을 바란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도부 개별면담을 진행한 김 대표는 오는 15일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고심해서 결정한 쇄신안을 내놓고,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계획이다.

총선 체제로 조기 전환을 전제로 총선기획단 발족, 혁신위원회 구성, 인재영입위원회 출범 등의 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윤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에서) 전반적으로 이 시점에서 보궐선거 결과를 포함해서 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모두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의 조직을 몇 개 더 늘리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국민의힘 내부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대표의 불출마 선언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정도의 파급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내리 3선을 한 부산 해운대갑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처럼 울산 남구을에서만 4선을 한 김 대표가 먼저 기득권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제대로 된 쇄신안을 들고 오지 않으면 의원총회에서 험지 출마 요청 등이 직접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선거판이 원래 우리에게 불리했다는 점도 있지만, 17.15% 격차에 대한 우리 당의 반작용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도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이 이제 불이 붙은 상황에서 김기현 대표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수준까지 올라와야 국민들도 납득하지 않겠느냐"면서 "쇄신한다고 당 조직 개편하는 것으로는 어떤 반전도 이뤄낼 수 없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