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70여년 전 부산 앞바다서 실종된 미 공군 유해발굴 공동 수중조사 진행

한미가 동맹 70주년을 맞아 6·25전쟁 당시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추락한 미군 항공기 및 조종사 유해를 찾기 위한 공동 수중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미 국방성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은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 일대에서 '한·미 유해발굴 공동 수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미가 공동으로 바다에서 수중조사를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이번 수색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해 4월 한미 수중조사 관련 협의가 시작됐고, 사전 현장 답사 등을 거쳐 이번 본조사에 들어가게 됐다.

조사 대상은 1953년 1월경 부산 K9 비행장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 직후 해상으로 추락한 미 제5공군 소속 B-26 폭격기 1대와 조종사 유해다. 미 DPAA는 당시 사고로 미군 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역은 해운대 연안 면적 약 20㎢ 해역으로, 여의도 면적(2.9㎢)의 약 7배에 달하는 광범위한 범위다. 한미는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 소나(SONAR) 등 수중탐지 장비로 1차 탐색한 후, 특이 물체가 확인되면 잠수사와 원격조종탐지기로 해저면의 전투기 잔해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유단 관계자는 "의심 지점을 다수 발견해 현재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수중 조사가)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 마지막날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조사에 미 DPAA는 잠수사·수중고고학자 등 총 13명의 조사인력을 파견했다. 우리나라는 국유단 전문 조사인력과 함께 해군작전사령부 해상전력 및 해난구조전대 잠수사 10명, 주한미해군사령부 잠수사 7명을 투입했다.

장비는 선체 고정형 소나(Hull Mount SONAR)를 탑재한 소해함(Mine Sweeper Hunter, MSH), 특수 장비인 원격 조종 탐사기(Remotely Operated Vehicle)와 감압 체임버(Chamber), 소나 등을 구비한 구조지원정(Yard Diving Tender, YDT), 미측 특수장비인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 및 자기 탐지기(Magnetometer)를 탑재한 고속단정(Rigid-hulled Inflatable Boat, RIB) 등이 지원됐다.

공동 수중조사에 참여한 미 DPAA 패트릭 앤더슨(Patrick Anderson) 대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중조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실종자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추진된 이번 공동 수중조사를 계기로 양국의 유해발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었다"며 "남은 조사 기간에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수호한 미군 실종자 소재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