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뉴라이트 계열이 촉발한면이 있는건 다 알고 있을거다. 이승만 국부론을 시작으로 홍범도 장군 논란이 그 정점에 이르렀다.
난 사실 세계에 정체성이 완전한 국가는 없었다고 말하고자 한다.
자유진영의 대표주자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자유, 평등, 박애(연대)에 기초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헌법에 명시했다.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이는 미국의 건국초부터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개념이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고 그 대표가 조지 워싱턴이다.
당시 미국 남부의 웬만한 대지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워싱턴은 농장을 경영하면서 노예를 거느렸다. 워싱턴은 자신의 보금자리 마운트 버넌에 결혼 당시 기준 50여명의 노예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사망 직전에는 이 숫자가 300여명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자신이 운영했던 농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노예 수도 점점 더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워싱턴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으로 마운트 버넌을 찾는 이들도 많았기에 이를 수발할 인력도 필요해 워싱턴이 사망할 때까지 이들은 단지 잡일만이 아니라 대장장이나 천을 짜는 일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했다.
젊은 시절만 하더라도 노예제에 대한 워싱턴의 견해는 다른 농장주들의 견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으나 독립 전쟁을 치른 이후 노예제에 대해 점차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허나 노예제 문제가 기껏 하나로 모은 미국을 분열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던 워싱턴은 공식 자리에서는 노예제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본인의 유언장에는 독립전쟁 때부터 자신을 수발한 비서 흑인을 자신의 사후에 자유인으로 풀어주도록 했으며, 자기 집에 있는 나머지 노예들은 부인 마사가 사망한 후 모두 자유인으로 풀어 주도록 하였다.
워싱턴 본인은 죽을 때까지 노예를 소유했기에, 2020년 BLM 시위가 한창일 땐 워싱턴의 동상이 페인트 테러를 당하거나 스프레이로 노예 소유주, 백악관을 불태워라 등의 메세지가 적히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은 백악관 공무원들에 의해 주의를 받고 훈방 조치된 뒤, 동상은 백악관 공무원들이 다시 원래대로 복원시켰다.
미국 건국 초기 지도자들은 노예제에 비판적인 경우가 많았는데 그럼에도 이미 존재하던 노예제에 대한 현실적 제약이 있다보니 노예 제도의 존폐를 헌법에 명시하면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북부와 찬성하는 남부의 연합이 균열되어 연방이 와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개별 주에 찬반 여부를 맡기는 일종의 방임 정책을 썼다. 워싱턴, 제퍼슨, 매디슨의 경우 이렇게 비노예주를 늘려가다보면 노예제 허용주들도 자연스레 이를 폐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세기 남북전쟁이 일어난 후에야 폐지가 되었다.
‘건국의 아버지’ 워싱턴의 업적에서 노예에 대한 집착은 오점이다. 하지만 마운트 버논 관리인들이 이 어두운 역사를 고증을 거쳐 상세히 복원하고 있는 점은 되새겨볼만 하다. 그것은 시간이 많이 흘러 워싱턴의 공과를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됐으며, 훗날 노예 해방을 성취한 역사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서 당당해진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아울러 ‘영웅’ 뒤의 수많은 민초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미국 역시 오점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오점을 인정하고 헌법의 자유, 평등, 박애를 실현시켜 나갔다.
건국이 완벽한 정체성을 갖는다는건 오만이다. 이승만 대통렁도, 윤보선 대통령도, 장면 총리도, 박정희 대통령도 인간이고, 시대적 한계로 인해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걸 인정하고 세계속의 민주국가로 발전하는게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일 아닌가?
야당이든 여당이든 지금 뭐하는 짓인가?
100년전의 인물을, 50년전의 인물을, 10년전의 인물을 두고 언제까지 이념논쟁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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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취임사의 일부분
존슨 부통령, 대변인, 대법원장, 아이젠아워 전 대통령, 닉슨 전 부통령, 트루먼 전 대통령,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단순히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시작을 상징하는, 부흥과 변화를 나타내는 민주주의 의식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이 180여년 전 정한 선서를 여러분과 전능하신 신 앞에서 서약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계는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인간의 재산과 생명을 사라지게 할 힘을 인류는 자신의 손에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권리는 국가의 관용이 아닌 신의 손에서 나온다는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친 이 혁명적인 신념은 아직도 지구상에서는 미해결 상태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첫 혁명(미국 건국선언)의 후계자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한 말을 친구는 물론 적에게도 전합시다. 금세기에 태어나 전쟁을 경험하고 매섭고 쓰라린 평화를 경험한 인류들에게 우리의 오래된 유산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그 선조들의 횃불을 이어받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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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보여줍시다. 정중함이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며, 성실함은 반드시 증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같이 명심합시다.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는 맙시다. 그렇다고 협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맙시다. 두 진영을 분열시키는 문제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서로 단결시켜 줄 문제를 함께 찾아봅시다. 두 진영이 처음으로, 군비의 사찰과 통제를 위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공식화시켜, 다른 국가들을 파괴하려는 절대무기가 모든 국가의 절대적인 통제를 받도록 합시다.
두 진영으로 하여금 과학으로부터, 공포가 아닌 기적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함께 천체를 탐색하고, 사막을 정복하고, 질병을 뿌리뽑고, 바다 밑을 개발하고-그리고 예술과 교역을 권장합시다. 두 진영이 합심해 세계 도처에서 들려오는 이사야의 계율에 귀를 기울입시 다. "멍에의 줄을 끌러 주고,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롭게 하라." 그리고 협력의 교두보가 세워지고 불신의 정글이 걷어지면, 두 진영이 손잡고 새로운 과업을 이룩하도록 합시다. 새로운 세력 균형이 아니라, 강대국이 의롭고 약소국은 안전하며 평화가 유지되는 그런 새로운 법의 세계를 이룩하도록 합시다.
다시 우리를 부르는 나팔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비록 우리가 무기를 필요로 하지만 무기를 들라는 부름이 아니요, 비록 우리가 임전 태세를 갖 추고 있지만 싸우라는 부름이 아닙니다. 이것은 언제나 소망 중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견디며 끊임없이 계속되는 지구전, 즉 독재정치, 빈곤, 질병, 전쟁 자체라는 인류 공동의 적에 항거하는 싸움을 이겨낼 짐을 지라는 부름인 것입니다.
모든 인류에게 더욱 결실이 있는 삶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남과 북, 동과 서가 합심하여, 이러한 적에 대한 거대하고 세계적인 동맹체를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이 역사적인 과업에 동참하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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