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단 아파트 붕괴' 9일 만에 체육대회…LH, 사고 2달 만에 '회식비 10억' 썼다

한국도시주택공사(LH)가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사고 열흘 만에 춘계 체육대회를 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LH직원들은 사고 이후 각종 식당 등에서 2달간 법인카드 70억원 가량을 사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LH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뉴데일리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LH가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LH 직원들은 5월8일~10일 사이 춘계 체육행사를 열었다.

4월29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오후 11시 25분경 인천 서구 원당동 소재 LH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던지 불과 9일 만에 공사를 발주한 LH가 직원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LH 본사 직원들은 춘계 체육행사를 명목으로 946만원 가량을 모두 식당에서 지출했다. 삼겹살 등 메뉴를 판매하는 곳, 야외 바베큐장 등이다.

특히 사고가 일어났던 인천 검단지역을 담당하는 LH 인천지역본부도 5월10일 춘계체육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치킨집을 방문해 42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LH 직원들은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업무간담회 등을 법인카드 사용 목적으로 주로 표기하고, 6월30일까지 총 70억8600만원을 사용했다.

한달 평균 35억원4300만원이다. LH가 소유한 법인카드가 총 1150장 인것을 감안하면 한달동안 법인카드 1장당 3080만원이 결제된 셈이다. 이중 식당에서 결제된 항목만 9억8000만원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가 일어난지 3일 만에 LH 본사 직원들이 정육식당(29만8000원)과, 한우 전문점(29만3000원), 양꼬치(29만9000원), 남도 음식 전문점(29만5000원) 등에서 회식 등을 한 것으로 보이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다수였다.

문제는 이 시기가 LH의 존폐가 거론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붕괴로 LH를 향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었다. 국토부는 붕괴 아파트에 대해 특별 점검 조사를 벌여 7월6일, 원인으로 지하주차장 무량판 기둥의 보강 철근이 누락을 지목했다.

LH가 전국 LH 아파트 단지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지하주자창과 기둥을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시기기도 하다. LH는 자체 조사를 벌여 지난 7월31일에 전국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지하주창장 기둥에 보강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10곳을 조사 대상에서 누락시킨 것이 발견되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조직의 존립 이유가 없다"며 질타했고, 지난 11일 이한준 LH 사장을 비롯한 임원 5명이 일괄 사퇴했다.

LH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9일 오전 9시부터 경남 진주시 LH 본사와 경기 성남시 경기남부 지역본부을 압수수색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LH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후 전면적인 조사와 재발방지 계획,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체육행사 등을 개최하고 무슨 간담회인지 확인조차 어려운 명분으로 법인카드를 남용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LH의 국민적 신뢰 회복과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이런 임직원들의 안일한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