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이재명 모르쇠…"김성태 만난 적 없고 기피" 글 썼다가 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접근을 기피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또다시 '모르쇠' 전략을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글을 수정하며 "만난 적 없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망한 소설 대북송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성태가 이재명을 위해 2019년 800만불을 북한에 대신 내줬다는데"라며 "김성태는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난 적도, 만날 생각도 없어 접근을 기피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적 면담 시도가 실패하자 2020년 3월 쌍방울이 김성태와 도지사가 참석하는 마스크 10만장 전달식 개최를 요청했다"며 "수천장 전달식도 참석한 이재명이지만 김성태의 의도를 파악하고 거절(전달식 없이 기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억원 뇌물을 주고도 공식 만남이나 인증샷조차 거부당했다니, 줄거리가 너무 엉성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이던 2019년 김성태 전 회장으로부터 대북사업 특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 500만 달러와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도 이날 '검찰의 김성태-이재명 대표 연루설이 허구인 5가지 이유'라는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소설'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이날 오후 1시24분에 최초로 올린 후 오후 2시2분까지 총 6번 수정했다. 첫 글의 제목은 '이래가지고 소설이 팔릴까'였다가 '소설 대북송금', '망한 소설 대북송금'으로 수정됐다.

'이재명은 김성태가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난 적도 없고, 만날 생각도 없어 그의 접근을 기피 중 2020년 코로나 때 이재명은 마스크 기부를 장려하려고 소량도 지사실에서 전달식 개최'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첫 글에서 '줄거리가 너무 엉성하지 않냐'며 검찰 수사를 비난한 후 수정된 글에선 '줄거리가 너무 엉성하다'고 보다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을 "만난 적 없다"고 주장하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밝힌 것과 같은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치인은 상대가 자신을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람들을) 너무 많이 접촉하니까 상대는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제일 곤란한 경우가 '저 아시죠'다"라며 "행사에서 보거나 밥을 같이 먹었다고 하더라도 기억이 안 나 안면인식장애라고 비난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