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7일 미국 출국… "한미일 정상회의서 군사·AI·사이버 등 협의체 구성 합의"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17일 출국한다.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으로 정상회의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1박4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출국할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18일 오전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이어 정상 오찬,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3국 정상간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3국 협의에 초점을 맞춰 일정 대부분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할애될 예정"이라며 "정상회의를 마친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한일 정상회담도 각각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차장은 또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사상 최초로 단독 개최된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축적되어온 한미일 협력 모멘텀이 이번 단독 정상회의 개최를 가능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열린 이래 첫 단독 개최인 것이다.

김 차장은 "특히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12년간 교착되어온 한일 관계의 전환점을 맞아 빠르게 정상화되고 개선된 것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차장은 한미일 정상회의의 기대되는 성과로 ▲한미일 안보협력에 핵심 골격 구성 및 제도화 ▲북핵 등 역내 공동 위협 대응 및 평화·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 강화 ▲첨단기술 분야 협력 및 공급망 에너지 등 3국 간 경제안보 공동 대응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한미일 3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구심점 역할 수행 등을 꼽았다.

김 차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자 협의체는 인·태 지역 내 협력체로서 뚜렷한 독립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미일 군사 훈련 정상화가 사실상 성명에 담길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한미일 간에 군사훈련, 정보공조, 협의체 운영 방안 같은 것은 비단 안보 문제뿐 아니라 AI, 사이버 문제, 경제안보 문제 차원에서 다각도로 여러 협의체가 긴밀하게 가동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런 차원에서 구체적인 협의체, 얼마나 자주 모여서 무슨 논의 할 것인지 등 표현을 지금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본의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정식 의제로는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문제는 한미일 논의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오염수 문제는 이미 1년 이상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신력 있는 전문가들을 동원해 장시간 조사해 일본과 협력 체계 마련을 마쳤고 그 과정에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긴밀하게 함께 협력해왔기 때문에 추후 일정은 일본과 IAEA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3국 정상이 중국을 적시해 공동 대응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성명에 중국을 직접 명시해서 한미일이 중국을 적대시한다든지, 중국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는 식의 표현은 없을 것"이라며 "반면 북한의 실질적인 탄도미사일과 핵 위협을 지금 증진시키기 때문에 북한을 명시해 공동대응하는 문장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이 모이는 미국 매릴랜드주(州)의 '캠프 데이비드'는 역대 미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거나 참모들과 국정을 구상하는 장소로 활용돼 왔다. 한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를 찾는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두번째다.

또 캠프 데이비드는 194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논의한 곳이며, 1978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 간 협의가 극적으로 도출된 곳이기도 하다.

김 차장은 "캠프 데이비드는 현대 세계 외교사에서 상징성이 큰 장소"라며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을 초청한 최초 사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캠프 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21세기 외교사의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미국 방문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한미 정상 역시 영부인 없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