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어린이 논란' 민주당 오염수 간담회에… "니 머리 찍어버릴 것" 막말 고교생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한 간담회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던 민주당 전직 의원의 8세 딸과 민주당 소속 도지사에 "혁명을 일으켜 단두대에 세우자"고 주장한 17세 고등학생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회의에 참석해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오해를 부를 불필요한 퍼포먼스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간담회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와 민주당의 초청을 받은 6~12세 사이 아동 7명, 고등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를 외쳤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초등학교 2학년인 김모 양은 간담회에서 "저는 활동가고 제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며 "내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8세 어린이가 자신을 활동가라고 소개한 것이다. 활동가는 주로 시민단체에서 집회·시위 등을 주도하는 인사들이 자신들을 소개할 때 쓰는 말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정치에 아동을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정치적 판단력이 미성숙된 6∼8세 아동을 이렇게 홍위병으로 내세워도 되는 건가"라며 "이건 아동 학대"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간담회를 주도한 '정치하는 엄마들'은 9일 어린이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들이 자발적 정치적 견해를 가진 어린이가 참석했다고 주장하는 간담회에는 전직 민주당 의원이자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 선언을 했던 장하나 전 의원의 초등학생 딸(8세)도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던 장 전 의원은 '정치하는 엄마들'의 사무국장이다. 결국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지지했던 인사의 초등학생 딸을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간담회를 가진 셈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9일 장 전 의원의 자녀가 "자기 부모가 활동가라서 자기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라고. 그치만 그건 오해예요. 저희 어린이들도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막고 싶어요"라고 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게다가 또 다른 참석자는 막말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과 의원들에게 막말을 해오던 17세 고등학생이였다.

간담회에서 발언했던 정 모군은 제주도 지역에서 학생 고등학생 신분으로 '활동가'를 자처해왔다. 그는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 왼편에 앉아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도 정도껏 하십시오"라며 "이제는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니, 우린 찬성해야지 하며 일본에 나라를 가져다 바치려고 하십니까? 제발 선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정모 군은 제주도에서도 찬반 여론이 팽팽한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와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집회에 주로 참석하면서 민주당 소속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송재호·김한규·위성곤 의원을 향한 비난글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영훈 지사의 사진을 올린 후 "내가 너 머리 찍어버릴건데요"라고 썼다. 오영훈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 지난 대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또 정모 군은 지난 7월에는 '오영훈, 송재호, 위성곤, 김한규'라고 적은 후 "기대해라. 꼭 혁명을 일으키겠다"며 "지금부터 단두대는 준비해 두겠다. 제주 청소년들의 손으로 단두대 장치를 내리겠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자충수'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재명 대표가 아이들을 앞세웠다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9일 통화에서 "삼척동자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무리수라고 본다"면서 "아직 성인이 아닌 아이들이 확립된 정치적 식견을 가지고 제1야당의 행사에서 의견을 말할 것이라고 국민들이 바라보겠는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