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인근 지역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나왔다는 국방부와 환경부의 발표에도 공영방송 KBS가 검증되지 않은 현지 주민의 주장을 근거로 사실상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상임운영위원장 최철호)는 "주요 협력단체인 공정미디어연대(대표 정화섭)가 KBS의 6월 22일 자 기사("사드 전자파 인체 무해"…주민들 "졸속 평가" 반발)를 펙트체크해 본 결과, '산골 마을에 100여명밖에 살지 않는데, 최근 1년 사이에 암 환자가 10명 발생했다'는 현지 주민의 주장은 공공기관의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씨 주장, '사드 괴담' 확산 진원지 역할"
공언련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을 한 마을 주민은 경북 김천시 노곡리에서 이장을 맡고 있는 박OO(73) 씨로, 지역 토박이인 박씨는 2017년 사드가 임시 배치됐을 때부터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열며 지속적으로 언론에 등장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박씨의 주장은 다수 언론에 인용보도되며 '사드 괴담' 확산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공언련의 평가다.
실제로 2021년 5월 오마이뉴스 보도(사드 인근 사는 이장의 발언...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에 첫 등장한 박씨는 이후 중앙일보, 한국일보, 뉴스1, 대구MBC, 경향신문, KBS 등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100여 명이 사는 마을에 암 발생 환자가 10년에 두세 명 나올까 말까 했었는데, 사드가 배치된 후에 7명의 주민들이 암에 걸리고 그중 2명이 돌아가셨다(오마이뉴스)" "100명이 채 되지 않은 마을에 10년에 1~2명 나올까 말까 한 암환자가 최근 1~2년 사이에 9명이나 발생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중앙일보)" "2019년부터 암환자가 발생해 10명 돌아가셨다(경향신문)"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정확히 몇 명 사망했나?" 묻자, "언론에 나온 거 보라"
박씨가 각 언론마다 암환자가 발생한 기간과 숫자를 다르게 말한 점을 이상하게 여긴 공정미디어연대는 지난 13일 박씨와 직접 통화해 "이장님의 발언을 인용한 암환자 숫자가 언론 기사마다 다르다. 도대체 몇 명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박씨는 "3년 새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분이 많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식민지라 사드전자파 측정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며 "(정확한 숫자는) 언론에 나온 걸 보라"고 답했다.
이어 공정미디어연대가 "이장님 발언이나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상 전자파 때문에 암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어떻게 인과 관계를 확인하셨나?"라고 재차 묻자, 박씨는 "나는 사드전자파 때문에 암환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드 때문에 암환자 발생했다고 주장한 적 없어"
공정미디어연대에 따르면 김천시청 관계자는 "박OO 이장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라든지 신뢰성 있는 공공기관의 통계를 근거한 것이 아니"라며 일부 주민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2월 국방부가 단국대학교에 용역을 줘 '해당 지역에서 암환자가 발생한 숫자'와, '사드 전자파와 암환자 발생 사이의 인과 관계' 등을 조사하려 했으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용역이 무산됐다"며 "사드전자파와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이 사드 괴담의 실체"라고 강조한 공언련은 "공영방송이나 정치인, 시민단체들이 주민들의 주장을 공론화하거나 보도하기 전,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했었다"며 "사드 괴담 유포 집단들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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