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찌민 묘역서 묵념… 의장대 사열하며 한-베트남 정상회담 시작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베트남 정부의 공식 환영을 받으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석궁을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주석궁 앞에서 양국 국기를 흔들고 있는 환영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보 반 트엉 베트남 주석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주석궁 내부로 향했다.

의장대가 애국가와 베트남 국가를 연이어 연주했고, 이후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이 의장대를 사열했다. 양국 정상이 단상으로 이동하자 베트남 육해공군 의장대가 재등장해 단상 앞으로 분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을 위한 주석궁 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베트남 국부인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의 묘소를 참배했다.

베트남 공산당 창건자인 호찌민 전 주석은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969년 사망한 이후 1975년 바딩 광장에 안치됐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회섹 넥타이를 맸고, 김건희 여사는 검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묘소에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던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우리측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박진 외교부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영 중소기업벤처부장관 등이 함께 헌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한국측 인사들은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며 예를 표했다. 베트남전과 관련한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국 대통령의 호찌민 전 주석의 묘소 참배는 진영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군이 파병됐던 베트남전을 두고 좌파 진영에서는 '불행한 전쟁' 우파 진영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수호 전쟁'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기 떄문이다.

좌파 진영으로 분류되던 당시에는 베트남전과 관련해 줄곧 유감을 표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처음으로 호찌민 전 주석 묘역에 참배하면서 '불행한 전쟁' 등을 언급하며 월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유리관 속에 안치된 호찌민 전 수석의 시신을 살펴보고 목례하며 "우리 국민의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보수진영에서는 별다른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아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호찌민 묘역 참배 당시 헌화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묵념과 과거사 관련 언급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찌민 묘소에 참배하고 묵념했지만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