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자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선관위 핵심 구성원 9명 중 7명이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임명된 인사인 만큼 선관위가 민주당을 방패 삼아 기득권을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이 감사원 직무감찰 제외 대상에 선관위를 명시한 점을 들어 현행법상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與 "감사 거부, 민주당 방패 삼아 비리 은폐하겠다는 것"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선관위의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와 불법 의혹 등이 국민 인내점을 넘어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쇄신안을 시행해야 한다"며 "주요 선거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는 국민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선관위가 유독 감사원의 감사를 거부하면서 민주당 출신 전현희 위원장의 국가권익위원회와 민주당 수적 우위의 국정감사를 고집한다"며 "민주당을 방패 삼아 비리를 은폐하고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한다는 견해를 재차 밝혔다. 헌법 97조에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감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하에 감사원을 둔다'고 명시된 행정기관이 아니기에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선관위 소속 공무원의 인사사무와 관련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한다는 국가공무원법 제17조 2를 언급하며 감사원의 인사감사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권은 박찬진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사퇴한 만큼 인사사무와 관련한 감사를 실시할 수 없어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노태악 선관위원장을 비롯해 선관위원 9명 중 7명이 전임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된 쇄신을 이룰 수 없다고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도 이날 공지를 통해 "선관위 채용비리 등 부패행위에 관해 1·2차 자료 요구를 했고, 관련한 감사 거부에는 수사요청서 작성에 착수했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윤 원내대표는 "노태악 선관위원장 등 선관위원들은 검찰에 고발돼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직무감찰 책임자인 사무총장은 이미 사퇴했다"며 "한계상황에 이른 선관위를 바로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국민이 평가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사퇴하는 것이 선관위 쇄신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내부에서 어느 한 사람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한 몸처럼 쇄신을 막고 있는 선관위원 전원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지난해 '선관위 감사원 직무감찰 제외법' 발의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선관위원장과 선관위 모두는 더이상 국민을 대표해 공정한 선거관리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며 "모두 다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선관위를 감사원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현재 민주당 지도부인 서영교 최고위원과 박성준 대변인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해당 개정안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제외 대상에 헌법기관인 선관위와 독립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를 명시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공정한 선거관리와 인권 보호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 발의 이유가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감사원은 감사원법에서 규정하는 감사 대상 제외 범위는 '국회·법원·헌법재판소에 소속된 공무원만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선관위를 대상으로 한 직무감찰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민주당도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선관위가 포함돼있다고 자인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선관위 편을 든다면 민주당이 적폐세력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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