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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 달째 두문불출… '식량난' 집중 관리 가능성

뉴데일리

'김정은이 사라졌다?'

15일 노동신문은 농업 관련 기사로 채워졌다. 1면에는 <들끓는 포전에서 작전하고 지휘하자>라는 제목의 기사가 배치됐다. 머리글은 "사회주의전야가 모내기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였으며 "올해 농사의 운명이 걸린 모내기를 성과적으로 결속해야 김매기를 비롯한 다음 영농공정들을 활기있게 진척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1면의 옆과 아래로 <전야에 차넘치는 혁명적 열정과 기백: 동부지구 농촌들에서>, <농촌당조직들 현장정치사업 강력히 전개>라는 제목의 농업 관련 기사가 삽입됐다. <안악군 굴산농장에서>라는 농부들이 모내기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게시됐다.

노동당 총비서인 김정은의 모습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1면에 실린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이후 한 달 가까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제작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시일 내 발사"를 공언한 김정은은 그날 이후 공개 행보를 멈추고 '잠행'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정은이 자취를 감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르며 한미동맹을 견고히 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방한해 현충원 앞에서 참배하는 등 한일관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었음에도, 반응은 미지근했다. 지난달 28일 '워싱턴선언' 발표 당시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성명만 발표했을 뿐 예상됐던 무력 도발은 일체 없었다.

김여정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늙은이", 윤석열 대통령은 "못난 인간"이라고 표현하면서 비난했다. 지난달 16일 한일정상회담에 반발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직전 사례와 비교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직접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며 군사정찰위성에 큰 비중을 뒀던 김정은이 돌연 공개 행보를 멈추고 비공개로 돌아선 까닭은 현재 명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북한에게 4~5월이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김정은의 갑작스런 은둔과 연이은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미적지근한 대응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시즌 영향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지금이 모내기 시즌이기 때문에 북한은 모든 업무를 모내기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한미, 한일정상회담에도 특별히 행동으로 반응하지 않은 부분 역시 이 같은 시즌에 좌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 문제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 위성 자료를 분석, 올해 북한의 봄 가뭄이 지난해보다 심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의 각 지방은 4월부터 식량이 떨어지면서 하루 두끼를 겨우 먹는 주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보릿고개 문제다.

홍 실장은 "김정은의 공개되지 않는 활동이 15% 정도 더 있다고 보면 된다. 노동신문에 공개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며 "내부적으로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렵다고 몇 년 동안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지금 모내기 시즌에 최대한 집중적으로 관리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외적으로도 한미와 한일, G7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회담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 등을 향한 각국의 메세지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인 결론이 어떻게 나오는지 최종 확인하고 난 뒤 공세를 퍼붓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위성 발사 준비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입에서 나온 "시일 내 위성발사"가 지켜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발사 준비 과정에서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북한이 위성발사와 관련해 어떤 규격화된 틀을 갖고 있는 국가였다면 발사 지연이 큰 문제겠지만, 북한은 사실상 첫 (위성)발사나 다름없다. 북한의 광명성은 실제 가동이 안되는 걸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여러 시행착오는 통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김정은)이 공표·공언한 말을 준비하는 과정에 깊숙이 몰두해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5/15/20230515001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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