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한상혁 방통위원장 불구속 기소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경섭)는 한 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한 위원장 주도로 방통위 관계자 및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이 계획적·조직적으로 TV조선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누설·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11일 TV조선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인사를 선임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단체는 편향성을 이유로 이미 재승인 심사위원 추천단체 선정 단계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검찰은 TV조선이 재승인 허가에 해당하는 점수를 획득하자 한 위원장이 방통위 국장 A씨 등에게 불만을 표했고, 이에 A씨 등이 평가 점수를 누설해 사후에 점수조작을 진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와 함께 평가점수를 사후에 조작한 혐의를 받는 심사위원 2명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한 위원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월20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 된 상태다.

검찰은 이어 "한 위원장은 평가점수 누설과 점수조작을 수차례에 걸쳐 보고받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지시해 정상적인 심사가 이뤄진 것처럼 방통위원들을 속여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의결을 하게 했고, 유효기간을 최단기 3년으로 부당하게 단축했다"는 사실을 수사결과 확인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9월8일 한 위원장이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허위 내용의 보도설명자료를 작성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공직 비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고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24일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단다"며 이를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