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소 "양육비 비싼 나라 세계 1위는 한국 … 1인당 GDP 7.8배"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양육비가 비싼 나라라는 중국 연구소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자녀를 만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비싼 양육비가 젊은층의 결혼과 출산 기피 요소라 보고, 현금 보조금 및 유연 근무제 장려 등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에서 자녀를 18년간 기를 때 드는 비용이 1인당 GDP의 7.79배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연구소가 조사한 주요 14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4983달러로 약 4691만원을 조금 넘는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약 3억6500만원을 양육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중국은 양육비가 1인당 GDP의 6.9배로 2위를 차지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녀를 낳아 17세까지 기르는 데 48만5000위안(약 9389만원)이, 대학 졸업까지는 62만7000위안(약 1억2138만원)이 든다. 2021년 중국의 근로자 평균 소득은 10만5000위안(약 2032만원)이다.

한국과 중국의 다음으로는 이탈리아(6.28배), 영국(5.25배), 뉴질랜드(4.55배) 등 순이었다.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양육비가 덜 드는 나라는 호주(2.08배)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출생률이 낮은 국가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높은 출산 비용은 가임기 가족이 아이를 낳으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출산비용을 줄이는 정책이 국가적 차원에서 도입돼야 한다"며 "현금과 세금 보조·주택 구입 보조 같은 특정한 정책, 더 많은 탁아소 건설, 성평등 육아 휴직, 외국인 보모 도입, 유연 근무제 촉진, 싱글 여성의 출산권 보장, 난임 기술 지원, 대입 시험과 학교 체제 개혁" 등 방안을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중국에서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이 7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시행됐다. 앞서 유엔(UN)은 인도 인구가 지난달 말 기준 약 14억250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 인구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연구소가 데이터를 집계할 때 사용한 자료의 발간연도는 국가마다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와 영국, 싱가프로의 경우 비교적 최근인 2021년도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미국(2015년), 한국(2013년), 일본(2010년)의 양육비를 계산할 때는 수년 전 데이터를 분석 근거로 했다.